<신년특집3:새해 청사진-외국기업편>IT부문-한국어도비시스템즈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지난해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2000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은 70% 정도 증가한 420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직원이 9명이니 1인당 매출이 47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면 국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불법복제 단속 특수로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물론 전 직원의 노력이라는 내적 조건도 성장의 견인차였습니다. 올해는 다시 전열을 추스르는 시기로 삼고 내년에 다시 큰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이흥렬 사장은 높은 성장에 만족을 표시하면서도 향후 2∼3년을 바라보는 전략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분명히 지난해는 불법복제 단속이라는 호재가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사장은 오히려 이러한 외적 요인에 의한 성장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킬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무기는 PDF다. PDF는 어도비가 만든 인터넷기반 문서표준이다. 어떤 문서든 PDF파일로 변환하면 문서를 만든 프로그램이 없어도 원본형식 그대로 내용을 볼 수 있고 출력도 가능하다.

 “PDF시장을 만들기 위해 4년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PDF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반응도 좋습니다. 지난해에는 PDF솔루션 매출이 20%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를 40%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PDF솔루션의 다양화가 보급의 열쇠라고 여긴다. PDF솔루션을 이용해 구축한 지식관리시스템(KMS)이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전자도서관 가운데 모범적인 사례를 골라 이를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다.

 PDF 다음으로 주력하는 것은 웹 관련 솔루션이다. 사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포토숍이라는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유명하다. 포토숍의 넓은 사용자층과 인지도를 앞세워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웹제작소프트웨어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복안이다.

 “웹제작솔루션 국내시장 공략은 제품 한글화가 쥐고 있습니다. 본사 입장에서는 시장성이 보이지 않으면 현지 언어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인색하지만 한국지사에서 이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올해말이면 한글제품이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장은 웹제작솔루션시장에서 어도비의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내년에 본격적인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한다.

 결국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올해 성패는 패키지소프트웨어업체에서 솔루션제공업체로의 변신에 달려 있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일단 양적 조직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안에 직원을 두배로 늘릴 방침이다. 또 영업의 핵심조직인 총판의 체질 개선은 불가피하다.

 “그동안 많은 총판이 단순 가격경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면 이제는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단지 한국어도비시스템즈뿐만 아니라 모든 소프트웨어업체가 컨설팅능력이 없는 총판을 끌고 가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오는 2003년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위해 올해를 준비하는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