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사로잡는 디자인 및 제품력을 앞세워 소니·필립스 등 유명 브랜드를 위협하는 세계적인 디지털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 마케팅 비용으로 수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펼쳐 오는 2005년까지 주요 디지털 정보가전 시장에서 톱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처럼 양사가 세계 디지털 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자 국제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정보가전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올 크리스마스에 삼성전자의 휴대폰이나 LG전자의 디지털TV를 선물로 받은 사람들은 아마도 과거처럼 값싼 제품을 선물받았다고 불평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이는 양사의 디자인과 디지털 제품력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병국 부사장은 “과거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을 좋은 제품으로 평가했지만 지금은 한국 제품 역시 이러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국 업체들은 소니·도시바·필립스 등 유명 메이커들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전통 아날로그 시장에서는 이미 기반을 닦아놓은 소니·필립스 등에 대항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장에선 소비자들이 기꺼이 새로운 브랜드를 구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한국 업체들이 이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유럽의 경쟁업체보다 10년 늦게 출발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기술분야에서 리딩업체로 올라섰으며 양방향디지털TV·세트톱박스·MP3플레이어·DVD플레이어·3세대 이통단말기 등은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디지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마다 수억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했으며 특히 디지털 제품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 부문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세계 유수 첨단기술분야 메이커 가운데 유일하게 브랜드 가치가 급등한 삼성전자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오는 2005년까지 세계 톱 디지털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에 4억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LG전자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첫번째 요소로 디자인을 꼽는 추세를 반영, 디자인 중심의 경영을 적극 펼치는 한편 디지털 LG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을 대폭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