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업계, DVD판권 확보 비상

 

 영상업계에 DVD 판권 비상이 걸렸다.

 최근 비디오 직배사, 영상 유통업체, 영화제작사들이 DVD 시장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면서 DVD의 판권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직배사와 영화사가 DVD 판권을 독식함에 따라 비싼 가격을 주고도 쓸만한 DVD를 구할 수 없게 된 DVD 제작사들이 직접 영화제작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황=최근 영상시장에서 DVD판권 거래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최신작은 물론 2∼3년 전에 개봉된 작품 구매도 쉽지 않다. DVD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최신 블록버스터 작품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었다”며 “최근엔 수년 전 작품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작품 장르와 내용, 영화흥행 정도에 따라 DVD판권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1년 전 개봉된 중박급 작품을 기준으로 보면 약 3배 정도 올라있는 실정이다.

 ◇원인=판권가의 급등은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비해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DVD 판권은 직배사, 영화사 등이 DVD 제작사나 유통업체에 공급해 왔는데 최근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직배 및 영화사들이 노른자위 DVD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로부터 판권을 구매해온 DVD 업체들은 작품구득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수요처 발굴도 쉽지 않다고 이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상 엔터테인먼트 투자사들도 DVD판권 확보 경쟁에 나설 정도다.

 ◇전망=이같은 DVD 판권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판권을 갖고 있는 직배사와 영화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DVD 제작사들은 판권 확보를 위해 아예 영화제작에 직접 투자하는 일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판권을 구하지 못하거나 영화에 투자할 여력도 없는 일부 중소 제작사는 시장에서 점차 도태되는 등 DVD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