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바라는 IT대통령>대선 후보 예비주자 14명 득표현황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선출될 제16대 대통령은 21세기 지식정보사회 건설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에 전자신문은 2001년 12월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동안 현재 자천타전으로 대선 예비후보 물망에 오른 14명의 정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투표 형식의 ‘인터넷으로 뽑는 IT대통령’ 이벤트를 마련했다. 불특정 다수의 전국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행사는 차기 대통령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과 차기 정부의 정책과제, 현 대선 예비후보자들의 지지도 등 핵심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이벤트에 참가한 전국의 네티즌은 총 2만9281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중복투표와 부정확표기자 등을 제외한 총 유효투표자는 2만4767명이었다. 이번 이벤트의 주요 결과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이번 ‘인터넷으로 뽑는 IT대통령’ 이벤트에서 차기 ‘IT대통령감’ 후보에 오른 정치인은 고건, 김근태, 김종필, 김중권, 김혁규, 노무현, 박근혜, 유종근, 이인제, 이회창, 정동영, 정몽준, 한광옥, 한화갑씨(가나다순) 등 대선 예비후보 14명. 이 가운데 민주당의 이인제 고문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의 강세에 힘입어 총 유효투표 2만4767표 중 20.8%인 5160표를 얻어 같은 당 노무현 고문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2, 3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선거 초반 한때 노무현 고문에 밀렸던 이인제 고문은 특히 충남, 충북 등 충청권에서 예상을 뒤엎고 이회창 총재를 큰 표차로 제쳤다. 이 고문은 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여러 곳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2위권을 3%포인트 이상으로 누르고 네티즌들이 선호하는 IT대통령에 당당히 ‘당선’됐다.

 그동안 각종 사이버 여론조사에서 네티즌들의 높은 선호도를 자랑했던 노무현 고문은 선거 초반 한때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이인제 고문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로 마감했다. 노무현 고문은 서울 강남, 강서, 관악, 광진, 동대문, 마포, 서대문, 영등포, 중구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부산, 경남, 경북 등 영남권과 호남 지역 등에서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정치적 ‘텃밭’인 대구, 부산, 울산, 경남, 경북 등 영남권에서 예상대로 노무현 고문과 이인제 고문을 제치고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투표자가 집중적으로 몰린 최대 승부처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인제 고문과 노무현 고문에게 밀려 총 3916표(15.8%)를 얻는 데 그쳐 전체 3위에 올랐다.

 이 총재는 특히 전체 유효투표의 4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나타낸 서울지역에서 노원구 단 1곳에서만 1위에 오르는 부진을 보였다. 이 후보는 여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권에서도 2∼3%의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선전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로 인한 프리미엄을 톡톡히 얻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전체 4위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정 의원은 독보적인 지역 기반인 울산에서 전체의 33.4%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 전체 4위에 랭크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권의 개혁파 선두주자인 민주당 정동영 고문은 호남과 수도권에서 비교적 선전하며 10.3%의 지지도를 보여 당당히 5위에 랭크됐다. 그 뒤는 고건 서울 시장(6.3%),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4.8%), 유종근 전라북도 지사(3.6%), 김근태 민주당 고문(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비롯해 민주당 한광옥 대표·한화갑 고문·김중권 고문, 김혁규 경상남도 지사 등 기타 후보는 2% 미만의 낮은 지지도를 나타내 네티즌들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연령대별 득표 현황을 보면 이인제 고문이 비교적 연령대에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얻은 가운데 특히 20대 청년층과 40∼50대 장년층에서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특히 이 고문은 이번 온라인 대선에서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20대 네티즌들로부터 선호도 1위를 보여 전체 투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고문은 30대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이회창 총재는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최고 지지도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학력별로는 이인제 고문이 대학 재학생 이하의 저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대학원생 이상의 고학력층에선 이회창 총재를, 대졸 출신은 노무현 고문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노무현 고문이 남성들의 선호도 1위를 차지했으나 여성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이인제 고문은 여성들로부터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여 주목을 끌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 여성들의 높은 인기가 예상됐던 박근혜부총재는 6위로 기대만큼의 지지를 받지 못해 결국 성별과 지지도는 무관함을 입증했다.

 직업별로는 컴퓨터·인터넷업종이나 연구원, 교직자 등에서 노무현 고문의 지지도가 비교적 높았으며 공무원 및 전문직 종사자, 서비스, 사무 및 관리직일수록 이인제 고문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회창 총재의 경우 자영업자나 무직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대학생·대학원생 등 학생들은 노무현 고문과 이인제 고문을 가장 높게 지지했다.

 언론·방송·출판계 종사자들은 이인제 고문에 29.5%의 높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이회창 총재에겐 9.4%의 낮은 지지도를 보여줬다. 판매·마케팅·홍보쪽에 종사하는 유관자들 역시 이인제-노무현-이회창 순으로 지지도를 나타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