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

컴퓨터가 작동하는 것은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이뤄지는 데이터 처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컴퓨터가 빠르다는 말은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다는 말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계산하는 CPU나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장장치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 즉 인터페이스다.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성능이 떨어지면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아무리 CPU와 저장장치의 성능이 뛰어나도 데이터가 움직이는 길이 좁으면 소용이 없다. 성능 좋은 스포츠카가 왕복 2차로를 달리는 것과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

 컴퓨터 안에 장착되는 내장형 주변기기 외에 컴퓨터 밖에서 케이블로 연결되는 외장형 주변기기의 사용이 늘고 있다. 외장형 주변기기는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내장형 주변기기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늦다는 단점을 가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의 성능개선이 이어졌다.

 최근 주목받는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는 무엇이 있을까? 속도와 편리성을 갖췄으며 범용성까지 추구하고자 하는 인터페이스는 IEEE1394와 USB2.0, 두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벤치마크를 통해 IEEE1394와 USB2.0의 성능을 평가해본다.

 테스트는 외장형 하드디스크 장치를 이용했다. 외장형 하드디스크가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가장 대중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평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IEEE1394와 USB2.0 이외에 내장형 하드디스크의 최신 인터페이스인 ATA100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인 속도는 IEEE1394가 USB2.0에 비해 앞선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수치는 물론 데이터 복사속도 테스트에서도 IEEE1394가 USB2.0보다 앞선다. 이론상으로는 IEEE1394와 USB2.0의 속도차이가 거의 없지만 실제 주변기기를 연결해 테스트해보면 IEEE1394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는 안정성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IEEE1394에 비해 USB2.0은 새로 나온 인터페이스다. 따라서 USB2.0은 아직 칩세트와 이를 지원하는 주변기기 사이에 최적화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지원하는 응용 소프트웨어가 적어 새로 나온 운용체계(OS)의 성능이 떨어져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두가지 인터페이스의 성능을 단순히 속도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 속도 이외에 사용자 편리성이나 가격 등 다양한 평가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두가지 인터페이스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보자.

 IEEE1394는 가전제품의 인터페이스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캠코더 등 각종 디지털 가전이 IEEE1394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반면 IEEE1394를 채택한 주변기기가 USB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 또한 부담이 된다.

 성격상 데이지체인 방식을 사용하는 것 또한 사용자에 따라서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사용장치가 늘어나도 허브와 같은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추가비용이 적다는 것은 장점으로 보충된다. 특히 윈도XP에서는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사용자 편리성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USB2.0의 장점은 기존 USB1.0과 호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USB2.0과 USB1.0을 함께 사용하면 속도가 하향 평준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장치를 연결할 때 마치 나뭇가지처럼 트리 구조를 보이기 때문에 USB2.0은 사용장치가 늘어날수록 USB 허브가 필요하다. 따라서 연결할 장치가 늘어나면 추가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많은 PC장치들이 USB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어 대중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보급시기에 따라 IEEE1394보다 가격이 저렴해질 전망이다.

 USB2.0의 가장 큰 단점은 컨트롤러 드라이버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장장치를 설치할 경우 외장장치의 드라이버 또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성능면에서 IEEE1394가 다소 우세하다. 물론 이것은 하드디스크처럼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장치에 한정된 것이다. CDRW 드라이브나 DVD 드라이브처럼 저속 데이터 전송장치에서는 USB2.0으로도 충분하다. 만일 더욱 속도가 빠른 USB2.0 칩세트가 선보인다면 성능면에서 USB2.0이 IEEE1394를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IEEE1394도 IEEE1394b라는 새로운 규격이 등장해 속도향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USB2.0의 또 다른 장점은 라이선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IEEE1394를 채택한 주변기기는 일정금액을 IEEE1394 포럼에 내야 한다. 이에 비해 USB2.0은 이러한 비용부담이 없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앞으로 PC에 있어서는 USB2.0의 전망이 IEEE1394보다 밝다고 말할 수 있다.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주변기기가 USB에 집중적으로 몰려있고 새롭게 출시되는 주기판들이 USB2.0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PC에 한정된 예상이고 기존 디지털 가전에 채택된 IEEE1394 인터페이스 또한 가전제품의 수명만큼 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두가지 인터페이스는 공생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공생관계를 유지하게 될 이 두 인터페이스에 대해 성격을 파악하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이 두 인터페이스에 대한 준비라 할 수 있다.

 <분석 김정진 jinni@kbench.com>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 표

 USB2.0 IEEE1394

 속도 1.5Mbps, 12Mbps, 480Mbps 100/200/400∼3200Mbps

 최대 접속가능장치 수 127개 63개

 전송방식 비동기식 비동기식 DMA

 데이터 사용전압 500∼750㎃ 1.5A

 동작전압 5V 8∼40V

 최대 연결 허브 계층 7계층

 CPU와의 연계성 메인 호스트에 의한 접속관리 장치마다 개별 호스트 가짐

 특징 장치간 5m 유지, 비교적 저렴 FIFO 구조, 장치간 4.5m 유지, 한 시스템에서 노드 거리 최대 75∼100m, 상대적으로 고가

 

 IEEE1394

 

 IEEE1394는 여러가지 단어로 표현된다. 파이어와이어(firewire), 아이링크(i link), DV링크(DV link) 등이다. 이러한 용어의 차이는 IEEE1394를 밀고 있는 업체의 마케팅 전략과 연관성이 있다.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IEEE1394다.

 IEEE1394가 범용 인터페이스로 자리잡는 데는 6㎜ 디지털 캠코더 보급의 영향이 크다. 디지털 캠코더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IEEE1394 인터페이스가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고급 인터페이스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러한 인식은 영상관련 종사자에서 일반인으로 보편화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물론 아직 순탄하지는 않다. 시장진입이 빠르게 진행된 것도 아니고, 각종 주변기기라 해봐야 외장형 하드디스크 케이스나 디지털 캠코더 뿐이다.

 IEEE1394는 DMA 채널을 이용한 비동기식 전송으로 짧은 케이블에서 고속 전송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다. 호스트 버스는 32비트 단위로 자료가 전송되며 데이터 입출력시 호스트에 연결된 마스터와 슬레이브 장치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어 같은 시간에 2배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FIFO(First In First Out)에 의한 작동도 직렬 데이터 움직임이 병목현상을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IEEE1394는 주변기기 작동에 있어 CPU에 의존적이지 않고 호스트에서 직접 제어하며 CPU에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처리한 후 DMA를 통해 CPU에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속인 관계로 신호를 되받는 데 있어 문제가 발생하므로 각 장치간 거리는 4.5m를 유지해야 하고 한 시스템에서 전체 길이가 72m를 넘지 말아야 한다.

 IEEE1394는 스카시와 다르게 각 장비마다 호스트 기능을 갖고 있어 다른 장비보다 높은 가격대를 보인다.

 

 USB2.0

 

 USB2.0은 한마디로 USB1.1에서 속도가 향상된 인터페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각종 주변기기들의 인터페이스 통합규격을 필요로했던 인텔과 그 외 업체들은 USB라는 규격을 만들게 되었고, 편리성을 강조하면서도 운용상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고자 한 개념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USB는 기본적으로 인터페이스 전송속도와 호환성 등에서 두가지 문제점을 갖게 된다. 기존 인터페이스와의 호환성에서 일단 진입이 더디게 되었으며 고속장치에는 알맞지 않은 장치로 인식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에서 USB2.0이 나오게 된 것이다.  

 USB는 기본적으로 외부장비들을 연결할 때 신호를 동일하게 하면서 속도를 빠르게 하자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고 외부장비용이기 때문에 부팅용 장비에는 사용할 수 없다. 독자적으로는 작동할 수 없고 반드시 연결된 장비와의 작동을 위해서는 USB 호스트를 거쳐야 한다.

 USB가 구동전압 5V에 데이터 전송용으로 ±3.3V를 사용하는 것을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이유는 ATX의 표준전압이 3.3V이고 +5V도 공급되기 때문이다. 단지 USB가 USB 허브끼리 연결할 수 있는 개수를 7단계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여러개의 USB 장치를 연결할 경우 각 단자에서 규정치 만큼의 전압이 나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연결 가능한 장치의 개수는 최대 127개이며 장치간 거리가 5m를 넘지 말아야 한다.

 USB2.0은 애초 전송속도를 240Mbps로 정했다가 IEEE1394와의 속도경쟁 때문에 480Mbps로 변경했다. 이것은 USB2.0의 안정성에 문제를 갖게 만들었다. USB2.0 관련 칩세트에 회로 전송속도, 클록 타이밍, 하위장비와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허브가 복잡해져서 가격이 높아진 현상도 나타났다. 물론 그래도 IEEE1394보다는 저렴하다.

 USB는 사용중 자유롭게 장치의 착탈이 가능하다. 이것은 USB 호스트가 USB 허브와의 통신에서 신호를 활성화시켜 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