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대표적인 9개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 모임인 한국포터블오디오협회(KPAC)의 차기 회장으로 디지탈웨이의 우중구 사장이 선임됐다. 사실 디지탈웨이가 생산량 면에서만 보면 삼성전자조차 따라올 수 없는 톱메이커임을 감안할 때 우 사장이 회장직을 이제서야 맡게 된 것은 어쩌면 뒤늦은 감이 있다.
아이앤씨 김천국 사장의 뒤를 이어 2대 회장직을 이어받은 우 신임 회장은 2002년이 더없이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말문을 연다.
“MP3플레이어는 중소기업이 생산 판매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기 힘들었지요. 앞으로 이 문제를 KPAC 회원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MP3플레이어 시장은 중국·홍콩 업체들의 대대적인 저가공세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우 회장의 전망은 어떨까. “올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580만대 선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성장률이 거의 50%를 넘어서는 것이죠. 이 정도 되면 어느 나라 가전업체건 눈독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업체들의 초저가 제품 및 일본업체들의 하이엔드 제품들이 양쪽에서 우리를 압박해올 것이 분명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내 업체들끼리 똘똘 뭉쳐야 합니다. KPAC가 구심점이 돼 그 어느 때보다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인 거죠.”
이를 위해서는 뭐니뭐니 해도 KPAC 회원사와 엠피맨닷컴 간에 불거졌던 MP3플레이어 특허권 소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 회장이 KPAC 회장으로 나서게 된 것도 이 문제의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였음은 물론이다. 그는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양측이 비밀리에 접촉 중”이라며 “이달 안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KPAC가 진정한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업계의 구심점으로 확실히 거듭날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하다.
우 사장은 KPAC 회장으로서뿐 아니라 디지탈웨이 사장으로서도 분주한 한 해를 맞았다.
올해 자체 브랜드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야후, 타이거 디렉터, PC몰, 엠피쓰리닷컴 등 유수의 온라인몰과 손잡고 브로슈어 세일즈에 돌입했는데 일단 시장 진입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올해는 오프라인 마켓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 KPAC 회원사들에게 하나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