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과학관 리포트>(1)일본편-과학대중화에 앞장서는 일본 정부

 일본 정부도 국민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완공된 일본 미래과학관 앞에 선 필자.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인식되면서 과학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번 흐름을 놓치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전세계 각 국은 과학기술 동향 파악에 전력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과학자들도 우물 안 개구리식 연구 방식에서 탈피, 끊임없이 해외의 과학기술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 우리 정부도 과학기술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과학기술부는 선진국에 과학관(官)을 파견, 해외 각 국의 과학기술체제와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과학기술의 국제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과학기술 환경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들 현지 과학관의 생생한 리포트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최광학 일본과학관 stcounsl@sepia.ocn.ne.jp

 

 과학기술에 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각 기관에서 실시한 장래의 과학기술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부정적 이미지보다 훨씬 앞서 있다. 과학기술 발달에 의해 물질적 풍요가 왔고 개인 생활의 즐거움이 향상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도 미래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청소년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고민이 많다.

 최근 재단법인 일본청소년연구소이 한국·일본·미국·중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1세기 꿈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21세기에는 과학의 진보가 더욱 인간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답변한 일본의 중고생들은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40%에 그쳤다. 또 장래 희망 직종으로 과학기술자를 선택한 학생들도 가장 적어 일본 청소년이 타국가의 청소년에 비해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 및 희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끌기도 했다.

 일반 국민도 과학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과학적인 지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부과학성이 실시한 과학기술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국민은 일반적인 과학지식에는 정답률이 높았으나 전자·원자·레이저·음파 등에 대해서는 오답이 많았다. 문부과학성은 이 결과를 분석해 향후 어떤 분야의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 증진을 위해 일본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이공계 진학률이 낮아지고 대학 과학기술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증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과학기술 이해도 제고를 위한 정부 예산으로 102억엔을 책정했다. 미래과학관 정비운영에 40억엔, IT활용을 통한 교육 개혁에 15억엔, 로봇 등 국제경기대회 지원에 8억엔 등이다. 과학기술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예산이 99년도 42억엔, 2000년도 76억엔, 2001년 102억엔으로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 대중화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주요 대목이다.

 또 초중고등학교의 과학기술 교육을 향상시키기 위해 과학기술 모범학교를 지정운영하며 과학설비 기준을 제정해 설비를 지원하고 전문과학기술인을 비상근 강사로 활용하며 대학 및 연구소의 첨단기술 관련 연구성과물을 교육자료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2000년도부터 기획조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도 비과학기술계 학생의 과학기술에 대한 수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제적·종합적 내용의 과목, 소규모 세미나, 인턴십 및 자원봉사 활동 등을 포함한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공개강좌나 심포지엄 및 학술강연 등도 대학 내에서 정부 지원 아래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청소년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 부족이 과학기술인력 확보에 대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과학기술 이해 증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도쿄만에 지난해 7월 개장한 미래과학관이다.

 이 과학관에는 최신 첨단기술을 총망라해 전시하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독특한 전시수법과 학습체험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일본 정부는 어린이들이 직접 첨단과학기술을 체험하고 어린시절부터 과학기술을 친숙하게 접함으로써 과학격차를 해소하고 장래 우수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서울과학관 건립에 나서 영재교육 실시, 과학책 보내기 운동 등 과학 이해증진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21세기 과학경쟁력 확보를 위한 한·일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