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증시 "예감 좋다"

 

 

 임오년 새해 주식시장이 힘차게 출발했다.

 2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또 올 2분기를 전후로 경기가 회복할 것에 대비해 주식을 미리 사두려는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들이 경기회복시 유망주로 부각되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최근 반도체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과 반도체가격 상승을 호재로 삼아 큰 폭으로 상승, 이날 주식시장의 활력소로 작용했다. 전기전자업종은 반도체주의 강세에 힘입어 259.79포인트(8.41%) 오른 3349.38로 마감됐다. SK텔레콤, KT, LG전자 등 대형 IT주들도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주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기관들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도 올해 증시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기관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1059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장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말 경기회복을 확신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몰려든 게 올해초 기관들의 강력한 매수세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장이었다면 올해는 기관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주식시장에선 기관들이 선호하는 대형주나 실적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단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회복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올라 과열권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일주일동안 한번의 하락장없이 8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해외 증시시장도 여의치 못하다. 미국시장이 연말장을 하락세로 마감한 데다 2일 주식시장이 열린 홍콩 등 아시아이머징시장도 대부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2일 1월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도 우려된다”며 “엔저현상 등 대외적 환경도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달말부터 잇따를 기업의 실적발표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홍춘욱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악화는 이미 알려진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형 IT주의 경우 실적둔화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말해 대형 IT주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기관 등 대형 투자가들의 매수세로 주가회복을 노려볼 수 있지만 중소형 IT주는 당분간 실적악화의 ‘악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