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분야 산·학·관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토론 모임인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미래모임)’이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중견 벤처 컨설팅·투자기업인 벤처포트(http://www.ventureport.com)의 한상기 사장(42)이 그 주인공.
한 사장은 최근 ‘미래모임’의 6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지난 96년에 꾸려진 미래모임은 지금까지 신기술과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정보인프라 구축방안을 제시하면서 국내 IT업계의 권위있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선배와 후배들의 가교 역할을 잘 해나가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해 알찬 모임으로 만들 작정입니다.”
기술과 경영이라는 두 가지 면을 고루 갖춘 한 사장의 경력과 안목을 들춰보면 신임 회장으로서 그에 대한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1회 졸업생인 한 사장은 89년 KAIST에서 박사(인공지능)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휴먼컴퓨터의 기술이사를 지냈다. 그뒤 삼보컴퓨터 회장실 부장, 삼성전자 멀티미디어 총괄기획실·비서실·전략기획실 부장과 미디어서비스사업팀 인터넷 그룹장을 지냈다.
“공대 출신으로 경영을 따로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오랫동안 기획·전략수립·투자·제휴 일을 하다보니 전방위적 시각과 사업기획력, 추진력,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공대 출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을 배웠던 한 사장은 99년 10월 벤처기업 컨설팅·투자업체인 벤처포트를 세워 CEO로 변신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창업을 계획해 왔었어요.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려면 CEO가 돼야 한다고 맘 먹었죠.”
지난 80년대부터 IT와 접해온 한 사장은 벤처포트를 통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전략 컨설팅에 매진하며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사장이 바라보는 올해 국내 IT분야 키워드는 무엇일까. “IT의 ‘재활성화’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뿌려 놓은 씨앗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연구소·대학 등에서 기술혁신이 뒤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한 사장은 올해 미래모임도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해 나간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사회적 이슈 제기와 정책대안 제시 못지않게, 특히 미래 기술 트렌드를 논의하고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한 사장이 미래모임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국내 IT업계에 어떤 혁신과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