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새해 화두는 `대형화`

 새해 벽두부터 벤처캐피털업계에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국민창투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가 2일 임시주총을 열어 양사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으며, 이에 앞서 브이넷벤처투자와 새롬벤처스도 지난 12월 29일 합병에 합의하는 등 새해들어 벤처캐피털업계에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이들의 합병은 자본금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대형 창투사의 탄생을 알리는 것으로 앞으로 벤처캐피털사들의 대형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벤처캐피털들의 대형화는 또 그동안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했던 업계 전체적으로도 긍정적인 반응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창투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합병비율은 자산 실사를 거쳐 국민창투(자본금 250억원)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자본금 230억원)가 1대 0.3의 비율로 이뤄졌으며 자본금은 320억원이 됐다.

 또 합병 국민창투의 신임 사장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의 손영복 대표가 맡게 됐으며 국민창투의 김동필 대표는 회장 겸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국민창투는 자본금 규모에서 업계 10위권 안으로 올라서게 됐으며 자산규모도 9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 국민은행의 나머지 자회사인 국민기술금융과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규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브이넷벤처투자와 새롬벤처스도 자본금 216억원으로 새롭게 탄생, 대형 창투사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 자산 실사작업을 진행중인 두 회사는 합병으로 자산규모 350억원, 투자조합 100억원(1개)으로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합병후 적극적인 조합결성 등을 통해 투자재원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브이넷벤처투자는 지난해 400억원 규모의 과기부 MOST4호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되기도해 관심을 끌었다.

 합병후 탄생하게 될 새롬벤처투자의 대표이사는 브이넷벤처투자의 홍기태 사장이 맡게 되며 다음달 8일께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브이넷벤처투자의 이종석 이사는 “두 회사 모두 지난해 2월과 7월에 설립된 후발 업체로 업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형화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가 벤처캐피털이 선진 투자기법을 도입,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시기라면 올해부터는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각 회사들의 대형화를 계기로 벤처캐피털업계도 본격적인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