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기를 기다리는 10대는 드물다. 그렇다고 테이프나 CD를 선뜻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드넓은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할 따름이다. 널린 것이 MP3요, 걸리는 것마다 음악파일이기 때문이다. CD리코더를 가진 친구의 도움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 전 곡을 이른바 MP3 CD로 구워 컬렉션을 만드는 이들이 바로 10대다. 170여곡의 최신노래로 꽉 채운 MP3 CD 한장이면 긴긴 겨울도 너끈히 버틴다. 이들을 위해 태어난 제품이 바로 MP3 CD플레이어다.
◇CD도 되고 MP3도 된다=MP3 CD플레이어는 이름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MP3만을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일반 휴대형 CD플레이어와 똑같이 오디오 CD도 재생한다. 오히려 휴대형 CD플레이어에 MP3재생기능을 덤으로 얹었다고 보면 된다.
특히 가수 이름과 곡명 등 다양한 곡 정보를 액정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노래 선곡까지 가능하다는 점과, 일부 제품에서는 캡션기능을 지원해 어학학습에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휴대형 CD플레이어를 월등히 앞선다. 다만 아쉬운 것은 디자인과 연속재생시간 및 성능의 안정성. 그러나 이 문제도 두께 20㎜ 미만의 초박형 제품과 연속재생시간을 대폭 늘린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조만간 휴대형 CD플레이어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플래시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는 기본형 MP3플레이어도 MP3 CD플레이어의 적수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디지털오디오플레이어라는 점에서는 비교가 가능하지만 대중적인 음악미디어인 오디오CD를 수용하지 못하고 용량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MP3 CD플레이어와는 소구층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MP3 CD플레이어는 CD플레이어에 길들여진 이들을 위한 MP3플레이어인 셈이다.
△구입시 체크포인트=그렇다면 MP3 CD플레이어를 구입할 때도 CD플레이어 고르듯 하면 손쉽게 골라질까. 흔히 말하는 MP3 CD란 MP3 등 고압축 디지털오디오 파일만 담은 CD를 통칭하는 것으로 데이터 CD의 일종이다. 따라서 이를 재생하는 기기에는 요구되는 기능이 의외로 많다. 우선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CD인식률’이다. 특히 개인이 개별적으로 구입해 나름대로 구운 이들 MP3 CD는 어떤 CDR 혹은 CDRW를 사용했나, 어떤 방법(패킷라이팅·멀티세션 등)으로 CD를 구웠나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따라서 어떤 MP3 CD라도 무난히 읽어들이는 MP3 CD플레이어를 골라야 한다.
MP3 CD에는 엄청난 분량의 노래파일이 수록된다. MP3포맷이라면 170여곡, WMA포맷이라면 300여곡을 담을 수 있다. 따라서 MP3 CD플레이어에는 이 많은 곡 중 듣고 싶은 곡을 골라내는 선곡능력이 중요해진다. 디렉터리별 찾기, 파일이름순 찾기, 북마크 찾기, 장르별 찾기 등 되도록이면 다양한 선곡방식을 제공하는 제품을 고르는 게 요령이다.
요즘은 글로벌시대. 우리나라 음악만 듣지 않는다. 액정화면을 통해 한글은 물론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다국어를 지원하는지 확인하자. 외국어가 다양하게 지원되면 어학학습용으로 사용시에도 요긴하다.
충격방지(anti-shock)기능을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지원하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휴대형 제품은 충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러나 CD를 구동하는데는 안정성이 꼭 필요하므로 적어도 오디오 CD 100초 이상, MP3 CD 400초 이상을 지원하는 제품을 고른다.
이밖에도 연속재생시간이 얼마나 긴지, 구입후 업체 지원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firmware upgrade)’ 기능을 지원하는지 등도 고려대상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