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하노버 세빗(CeBIT)2002 준비과정에서 튀고 싶은 업체와 주최측과의 신경전이 눈길을 끈다.
정부지원금을 받아 3개 홀에 한국관을 구성하는 총 44개 업체는 부스(3×3㎡)당 520만원이라는 저렴한 참가비로 기본구조물, 전기/인터넷 배선과 조명 등 각종 혜택을 받지만 공동관의 획일적인 모양새 등 각종 규제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60개국 8100개 업체가 참가해 83만 명에 이르는 바이어들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더 끌려고 경쟁(2001년 기준)하는 판에 똑같은 간판과 장식으로 늘어선 한국관이 업체 관계자들의 눈에 차지 않는 것.
전시회에 참가하는 S사 담당자는 “부스의 높이도 3.5m로 제한돼 있고 업체 간판과 로고도 똑같은 모양으로 달아야 한다”며 “높이 규제도 세빗규정인 6.5m보다 훨씬 낮고 간판이나 로고도 천으로 만들어져 좀더 튀고 세련된 모습을 원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담당자는 또 “솔직히 한국이라는 이미지는 외국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관보다 오히려 업체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보다 홍보효과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N사 담당자도 “조립식 부스의 느낌이 강해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며 “전시품 운송 서비스도 왕복이 아닌 편도로 지원이 돼 전시가 끝나고 돌아오는 물품 운송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참가사 운영위 6개 업체중 하나인 니트젠의 조은경씨(29)는 “규정을 따르면서 최대한 업체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오는18일 예정된 협의에서 절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최측인 전자산업진흥회 강홍식 과장은 “부스 규정, 간판모양 등에 대해 업체의 불만섞인 항의를 여러번 받았다”며 “부스 높이 규제는 전시부스의 위치에 따라 다른 세빗의 규정을 충실히 따른 것이라 번복의 여지가 없고 부족한 재원 때문에 각종 장식물의 개선도 힘들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한국관 구성은 전시회 참가비용이 부담스러운 영세 업체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므로 3∼4개 부스를 빌려 화려하게 꾸미려는 업체들은 단독 부스를 따로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통해 업체를 홍보하는 한국관 운영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 과장은 또 “예산부족으로 당초 왕복운송 지원 계획이 취소돼 편도운송이 제공되는 것으로 안다”며 “비용은 각자 회사가 부담하되 수요조사를 통한 해운회사와의 단체 계약을 제공,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