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rock)의 명맥, 우리가 이어갑니다!’
댄스와 힙합이 가요계 주류를 이루면서 록뮤지션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록음악이 주는 자유와 도전 정신의 명맥은 그저 몇몇 뮤지션과 그들의 골수팬에 의해서만 이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 2월 라이코스코리아에 둥지를 튼 ‘락의신전(http://club.lycos.co.kr/rocksin)’은 바로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한국 록음악의 명맥을 잇고 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아마추어 록 음악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젊은 커뮤니티다.
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록음악을 한다는 것은 언더그라운드의 춥고 배고픈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각오없인 불가능한 일. 그러나 현재 1600명에 육박하는 ‘락의신전’ 회원은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에서 온더그라운드(on the ground)로 오르길 원치 않는다. 언더그라운드 록만이 주는 나름대로의 비상업성과 독자성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독특한 매력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락의신전’은 두달에 한번꼴로 정기모임을 갖고 수시로 정팅을 연다. 또 회원으로 이뤄진 록밴드를 결성해 공연도 치르고 홍대 근처에 있는 연습실을 빌려 실력연마를 위한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이들은 또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록문화를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밴드공연 활성화를 가장 중시하는 것도, 조만간 펑크뿐만 아니라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밴드를 결성할 예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락의신전’의 자랑거리는 단연 회원의 꾸준한 활동과 높은 참여도. 회원끼리 소규모로 모임을 형성해 록음악 콘서트를 찾아다닌다. 또 정기모임이나 공연이 있으면 대구를 비롯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회원도 많다. 방대한 록음악 DB를 공유하고 밴드 결성 및 세션정보 등을 나누며 음악적인 도움을 주고 받는다는 것도 이들만이 갖고 있는 즐거움이다.
모임이 있는 날은 뒤풀이로 노래방을 주로 찾는다. 그야말로 한 록 하는 회원들이 성량과 샤우트(shout) 발성을 자랑하느라 즐거운 아수라장이 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회원 모두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치다 보니, 회원 대부분 2년 남짓한 클럽활동을 통해 서로 진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록을 노래하고 록의 자유와 도전 정신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면 언제나 환영”이라는 조성민 시솝은 오늘도 록의 전성시대를 꿈꾸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