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유통시장 판도변화

 AS문제로 인한 맥스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시장점유율 하락, 후지쯔의 데스크톱용 HDD 사업포기 등으로 지난해 HDD 유통시장에는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중소 PC제조업체 물량을 포함해 한달에 15만∼20만개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HDD 유통시장에선 50∼60%의 절대적인 입지를 가진 삼성전자와 함께 맥스터코리아가 25∼30%로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AS문제로 이미지를 구긴 맥스터코리아는 2위 자리를 내주었고 대신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맥스터코리아는 총판변경에 따른 AS문제로 소비자들의 비난을 샀으며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판매에 큰 타격을 입어 지난해 10%대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이에 반해 한자릿수의 점유율을 유지하던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맥스터가 놓친 시장과 후지쯔의 공백을 발판삼아 20% 안팎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최근의 이같은 상승여세를 몰아 1위까지 넘볼 태세다.

 시게이트테크놀로지의 국내 총판인 오우션테크놀로지는 8%대에 머물던 시게이트의 유통 시장점유율이 작년 하반기 25%까지 올라섰다고 밝혔다. 시게이트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는 4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우션테크놀로지는 수도권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라디오광고를 지방으로 확대하는 한편 소비자 대상 경품행사도 꾸준히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기존 한자릿수의 점유율이 지난해 17∼18%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달중으로 지사를 설립, 영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의 공격적인 영업과 함께 맥스터의 경우 한번 추락한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기가 힘든데다 단일 총판체제를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이 없어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맥스터코리아측은 12% 정도로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AS문제에 따른 잡음이나 총판문제가 거의 해결된 만큼 올해는 30%대의 기존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스터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광고나 경품행사를 크게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다른 보상책을 제공해 가격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