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비디오 게임기 시장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SCE코리아·EA코리아·인포그램코리아 등 국내에도 진출해있는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은 올해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에 대비, 대대적인 타이틀 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아래 작품 라인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 게임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다트(IDATE http://www.idate.fr)는 최근 발행한 게임 콘솔 시장에 대한 보고서에서 초기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심스럽게 도약의 시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일본 소니가 독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편집자◆

 

 세계 게임 콘솔 시장 동향

 지난 99년 4분기 이후 전 세계 게임 소프트웨어 분야가 전반적으로 판매부진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세가의 드림캐스트를 제외하고 시장에 나온 콘솔들의 시장 주기가 끝나가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래픽이 화려한 기기의 출현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침체하고 있다. 미국시장의 경우 99년까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계속했지만 99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시장 규모가 6% 감소했다.

 세가는 1000만대의 콘솔을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침체의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많은 게이머들이 찬사를 보냈던 드림캐스트는 라이벌인 플레이스테이션(PS)2가 일반 대중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상업적으로 실패한 제품이 되었다. 2001년 3월 세가는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드림캐스트의 생산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드림캐스트는 최초의 128비트 콘솔로서 네트워크 접속 기능과 고속 모뎀을 갖춘 최초의 제품이었다. 콘솔의 생산이 지연되면서 게임 퍼블리셔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즉각적인 수입을 기대하지도 못하면서 PS2용 게임타이틀 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소니는 2001년 9월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만대의 콘솔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새로이 게임 콘솔 시장에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1년 11월 중반 닌텐도와 함께 미국시장에 128비트 콘솔을 출시했다. 게임큐브는 2001년 9월에 일본시장에 출시되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아직 세계 최대의 콘솔시장인 일본에서 실패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이전 모델인 N64는 일본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높은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새 콘솔들은 성능 면에서 큰 진전이 이루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증가하면서 섹터당 폴리건의 수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중앙 프로세서의 클록 주파수와 램이 증가하고 있다. 128비트 기기는 새로운 기능을 기본형으로 내장하거나 별매 제품으로서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게이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결정적 차이점이 될 수 있다.

 소니가 고속 모뎀을 별매 제품으로 제공하기로 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X박스 내에 기본 기능으로 장착시켰다. 원래 이런 고급화를 시작한 회사는 드림캐스트 콘솔에 56k 모뎀을 장착한 세가였다. 닌텐도는 이런 추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임의 온라인 버전이 2002∼2003년 사이에 출시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소니의 공식 이더넷 어댑터는 올해 말 40달러의 가격대로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최초의 온라인 타이틀 중에는 액티비전의 토니 호크프로 스케이터3(전 세계적으로 700만개 이상 판매되었으며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가능)도 있으며 그 외 일본의 스퀘어소프트사가 개발한 파이널 타지 11번째 에피소드 또한 온라인 버전으로 출시되어 대단히 높은 인기를 구가할 것이다.

 하지만 가정용 콘솔 인터넷 접속은 게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콘솔이라는 것은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콘솔은 PC와 달리 쉽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어렵게 사용법을 배울 필요 없어 이용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 소니는 콘솔을 이용하여 회원들에게 자사의 영화, 음악, 대화형 서비스, 가전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용자들이 콘솔을 통해 MSN 인터넷 포털에 접속하여 포털에 있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계획이다.

 2001년이래 소니는 접속형 콘솔 분야에서 마이크로소르트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 및 운용체계 분야의 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분야에서 소니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리더로서 브라우저, MSN 사이트, 대형 멀티플레이어 게임, 콘텐츠 보안, 배포 플랫폼 등 많은 무기를 갖고 있다. 소니는 빌 게이츠를 공동의 적으로 두고 있는 AOL(브라우저·인스턴트 메시징 시스템 등을 제공), 매크로미디어(플래시콘텐츠를 제공), 리얼네트웍스(콘텐츠 배포 플랫폼을 제공), 선마이크로시스템스(자바 및 자바스크립트를 제공) 등과 힘을 합쳐 반MS 진영을 구성하고 있다. 소니는 콘솔 기반의 e커머스를 개발할 목적으로 RSA시큐리티와 제휴하여 이 회사의 시큐어 소켓 암호화 시스템을 이용하기로 했다. 또한 고속 접속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했던 것처럼 NTT도코모와 손을 잡았다. 닌텐도도 몇몇 통신 사업자와 제휴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게임 콘솔에서 DVD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오디오·비디오 등 다른 소비 분야까지 콘솔의 응용분야를 확장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CD나 DVD의 제작비용은 카트리지를 제작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낮다.

 비디오게임은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지만 아직 DVD가 제공하는 용량까지는 필요 없다. DVD는 비디오 영화 분야에서 개발된 매체로서 곧 VHS 카세트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콘솔 사용자가 영화도 볼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적절한 조치가 될 것이다. 소니는 DVD드라이브를 장착함으로써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일본 내에서 비디오 DVD의 판매는 PS2의 출시와 함께 1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PS2의 가격에 영향을 주어 100달러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세가와 닌텐도는 비디오 DVD드라이브를 기본 장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가는 하이브리드 매체인 GD-ROM(1.2Gb)를 사용하고 있으며 닌텐도는 1.5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표준형 미니 DVD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닌텐도는 콘솔의 부품에 대한 라이선스를 파나소닉에 주었으며 파나소닉은 비디오 DVD를 읽기 위한 ‘Q’라고 부르는 게임큐브 복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DVD드라이브를 기본으로 장착했지만 게임 콘솔로서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고의적으로 그 기능을 제한시켰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X박스에서 DVD를 재생해 보기를 원할 경우 30달러를 내면 원격 조정장치가 있는 비디오 DVD 키트를 살 수 있다.

 가정용 단말기에서 하드드라이브의 쓰임이 일상화되고 있는 듯 하다. 이미 하드드라이브는 셋톱박스나 TV에서 개인용녹화기(PVR)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90년대 닌텐도는 일본에서 N64용 주변저장장치인 64DD를 출시하려고 했었다. 닌텐도의 64DD는 64Mb의 용량을 제공했다. 하지만 당시 PS1의 성공으로 64DD의 마케팅을 중단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소니는 저장 매체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했고 단순히 게임 데이터의 백업 뿐 아니라 게임·영화·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고속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40Gb의 하드드라이브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하드드라이브는 약 170달러의 가격으로 2001년 7월 중반부터 일본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2002년 4분기부터는 미국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Gb 하드드라이브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지만 닌텐도는 이런 유형의 저장 장치를 공급할 때의 이점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소니는 94년 최고의 게임 퍼블리셔들과 함께 게임 콘솔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총 3000개의 타이틀이 시장에 출시되었으며 8000만개 이상이 판매되었다. 이것은 소니와 PS가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퍼블리셔와 개발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유사한 전략을 꾀하고 있으며 개발자를 찾아내 콘솔용 게임을 설계하기 위한 재정 지원을 위해 2개의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인은 현재 400여 업체의 퍼블리셔와 개발업체가 X박스용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니와 협력한 업체의 수와 비슷하다. X박스용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개발 키트가 소니의 개발 키트보다 더 단순하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발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PS2는 개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이다. 또한 소니는 스포츠 시뮬레이션을 제작하는 일렉트로닉아츠와 익스트림스포츠를 다루는 액티비전 같은 최고의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런 협력의 형태는 개발된 타이틀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끔 지분 참여나 인수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실제로 소니는 전 세계적으로 3300개가 판매된 파이널판타지를 개발한 스퀘어소프트사의 주 19%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몇 개월 전 소니는 레드존인터랙티브, 너티도그이라는 2개의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적으로 대 히트한 에이지오브엠파이어(age of empire)를 개발한 앙상블 스튜디오를 장악했고 닌텐도는 레어를 인수하여 자사의 콘솔을 위한 타이틀 만들도록 했다.

 독점은 콘솔 제조업체간 충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콘솔만을 위한 게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널판타지 XI, 메탈기어솔리드2는 PS2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할로앤먼치오딧세이는 X박스에서, 레지던트이블은 닌텐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독점은 또한 단 몇개월 제한적으로 행사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퍼블리셔들은 다른 콘솔로 넘어가기 전에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콘솔에 우선권을 주고 이 콘솔에 집중할 수 있다.

 위에 제시된 사실을 고려할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128비트 콘솔시장에서 승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128비트 콘솔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현재로선 칼자루를 쥔 소니의 앞을 막는 장애물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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