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자상가에서 일어났던 주요 이슈를 꼽으라면 ‘가격비교사이트 바람’을 빼놓을 수 없다.
그 가운데서도 컴퓨터 주변기기·부품에 대한 가격정보를 알려주는 ‘다나와(http://www.danawa.co.kr)’는 전국 컴퓨터상가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화제가 됐다. 소비자·상인 할 것 없이 쇼핑에 앞서 다나와를 먼저 찾기 때문이다.
다나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손윤환 사장(40)은 그래서 누구보다도 바쁘다. 소비자들에게는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시장 상인들에게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지난 84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팀에 입사해 92년까지 그곳에서 일했으며 93년부터 올 3월까지는 로터스코리아에서 근무했다. 로터스코리아 재직당시 사업기획 이사까지 지낸 그가 지난해 6월 다나와에 합류할 때는 ‘이 사업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 사장은 다나와에 공동대표로 발을 들여놓은 후 자신감을 갖게 됐다.
“2000년 4월초 사이트를 처음 개설했을 때만 해도 방문자수가 1500여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입소문을 타고 방문자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 사이트 오픈 1년반 만에 누적 방문자수가 IP기준으로 24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속도가 느려져 서버용량 증설도 여러차례 했습니다.”
이처럼 방문자수가 급증하자 전자상가 상인들로부터 비난도 많이 받았다. 상인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게재하다보니 재고가 없으면서도 가격을 낮게 올리는 일도 있고 소비자가 정작 구매하기 위해 해당 매장으로 가면 ‘품절됐다’거나 ‘부가세는 별도’라며 가격을 올려받는 일도 있었던 것이다. 터무니없이 낮게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자 했던 업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다나와도 같이 비난을 받았다.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것에 대해 사이트 운영주체가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비난론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손 사장도 동감한다. 그래서 그는 요즘 정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쇼핑몰 위자드’를 구축하는 것.
다나와에 가격을 게재하는 입점업체들에 다나와의 가격을 그대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쇼핑몰을 무상으로 만들어 주고 이 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다나와에 올린 가격과 쇼핑몰에 올린 가격이 같도록 함으로써 소비자가 그 가격에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손 사장은 이미 위자드 쇼핑몰 구축을 담당할 직원을 채용했으며, 이르면 2월 오픈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그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하나는 딜러코너 운영을 강화하는 일이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딜러코너는 현재까지 5800여명이 회원이 가입했으며 매달 1000여명씩 늘어나고 있다.
손 사장은 이들에게 무엇인가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바로 ‘공동구매’사업이다. 지난달 1차로 그래픽카드 1000장에 대해 딜러들을 상대로 공동구매 행사를 벌인데 이어 이달부터는 2차 공동구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딜러들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 소비자 가격보다 훨씬 저렴해 딜러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나와는 처음에 공동대표인 성장현 사장이 혼자 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손윤환 사장을 포함해 식구가 8명으로 늘었고 수입도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회사 모습을 갖춘 셈이다.
“올해엔 중국에서 다나와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3월경 베이징에 현지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중국판 다나와를 기대해 주십시요.”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