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컨설팅 3인의 부사장을 잡아라.’
최근 3개 정보보호 전문회사의 부사장급 임원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조만간 자리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퇴직 배경과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세이프인터넷 사장과 STG시큐리티 부사장을 지낸 이경호 씨와 해커스랩의 김봉석 전 부사장, 그리고 에스큐브의 박태완 부사장 등이다.
△3인의 최근 동정=이경호 씨는 지난해 초 정보보안 업계에 인수합병(M&A) 붐을 일으켰던 STG시큐리티·세이프인터넷 합병의 주역이기도 한 정보보안 전문가로 통한다. 이씨는 재충전을 위해 당분간 쉬면서 사업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보안체제 구축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삼성SDS 수석부장 출신 김봉석 씨도 최근 해커스랩이 단행한 경영혁신작업을 전후해 부사장직을 내놨다. 에스큐브의 박태완 부사장도 이미 회사측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 박 부사장은 퇴직후 영국 BSI와 공동으로 보안교육 사업을 전개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파장=정보보호 전문업체로 지정된 3개사의 부사장이 비슷한 시기에 그만둔 것은 우연의 일치지만 가뜩이나 인력부족으로 허덕이는 보안컨설팅 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일차적으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이 지정됐고 조만간 본격적인 취약점 분석·평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발주가 시작될 상황에서 핵심인력의 유출은 해당 업체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 업계에서는 “에스큐브 등 3사는 최근 업계에 나돌고 있는 M&A설에 한번 정도씩은 거론됐던 업체들”이라며 “이들 업체의 부사장급이 회사를 정리하거나 떠나는 것은 모르긴 해도 투자기관이나 대주주간의 힘의 논리와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모 업체의 경우 최근 투자기관과 경영진간의 이해가 엇갈려 경영진이 일괄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있다.
△업계의 반응=세 부사장 사직과 관련해 업계가 보는 시각은 두가지로 정리된다. 부족한 고급 보안 컨설팅 인력을 보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시각과 이들 3인방이 갖고 있는 무게 때문에 기존의 보안 컨설팅 업체들이 임원급으로 영입하기에는 버거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들 3인은 개개인이 해당 업체가 정보보호전문업체로 지정받기까지 TF팀을 꾸려 온 사령탑 역할을 해왔고 자타가 인정하는 정보보안 전문가인 만큼 경쟁업체나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보안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나온 3인방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