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이해 우리나라도 디지털정보시대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
햇볕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진해지는 법.
정보화가 급진전될수록 계층간·세대간·지역간 정보격차도 그만큼 심화하고 있다. 또 심화한 정보격차는 빈부의 차, 갈등, 평등권 박탈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에 주력해온 지난 반세기 정부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빈곤퇴치에 주력해 왔다면 정보시대 미래에는 정보격차 해소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정보화의 초입단계만 해도 정보격차문제가 각종 정보기기의 보급 확산과 통신인프라의 확충으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회학자나 IT업계 전문가들은 정보격차문제가 디지털정보시대에 사회를 분열시키는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할 것이며 그 시기는 가까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차기 정부나 대통령이 정보격차 해소에 최우선 정책과제를 둬야 하는 이유는 정보격차가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하고 재생산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빈부차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전반의 평등권, 행복하게 살 권리 등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마저 해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등 각종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은 모든 정보의 유통경로에서 제외됨으로써 유용한 정보를 포착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보다 훨씬 줄어든다.
이는 결국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기회를 박탈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막혀버린 실업자나 저학력층의 노동자들은 취업정보를 획득하는 데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또 쇼핑·구매·예약·홈뱅킹 등 정보시대에 새롭게 변화하는 일상생활의 혜택이나 제도에서도 소외된다. 빈곤층 또는 저학력층의 정보소외현상은 결국 정보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의 확대·재생산이라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차기 대통령 및 정부가 디지털정보시대의 음영지역인 정보격차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시급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