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선도주로는 단연 반도체주가 손꼽히고 있다.
지난 연말 단순한 기대감 수준에 그쳤던 반도체 경기회복이 연초부터 D램 가격의 급등 등으로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경기회복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대부분의 조사기관들이 이제는 모두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아직도 D램 경기는 회복 초기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런 ‘반도체주 랠리’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D램 경기와 같이 주가가 크게 추락했던 반도체주들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 경기회복시 가장 높은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초 랠리의 선도주로 강력히 부각되고 있다.
4일 주식시장에서도 전날 한차례 숨고르기를 마친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삼성전자는 1만7000원(5.63%) 오른 31만9000원을 기록했고 하이닉스도 90원(3.16%) 상승한 2940원으로 마감됐다. 주성엔지니어링·원익·아토·실리콘테크 등 반도체 장비 및 재료주들도 대부분 상승세에 동참했다.
단기급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전날(현지시각 3일)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8.28% 폭등한 것이 이날 반도체주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텔이 각각 9.51%, 7.30% 올랐으며 AMD는 15.07%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연초 반도체주 전반의 개선 분위기를 반영,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6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시켰다.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가파른 실적 호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D램부문 흑자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빠른 1분기부터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이러한 반도체주의 움직임은 이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분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IT하드웨어 경기는 작년 4분기에 이어 비수기로 여겨졌던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4분기에는 디스플레이, 디지털 가전 등의 국지적 회복 국면이었다면 올해 1분기에는 일반 전자부품, 마지막으로 PC경기까지 산업별 저점 통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연초부터 인텔과 AMD간 새로운 CPU시장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신모델을 준비중인 PC업체들에는 CPU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CPU 가격인하를 통해 D램수요 확충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인텔이 가격인하에 나서면 AMD도 이에 보조를 맞춰 가격인하를 단행할 수 있어 반도체주 이외에 PC 관련주들의 실적과 수혜 여부도 따져봐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전날 스토리지업체인 EMC의 강세(13.80% 상승)를 배경으로 국내 관련주로 꼽히는 넷컴스토리지와 오픈베이스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도 8.25% 상승했다. 국내 PC 대표주인 삼보컴퓨터 역시 4.90% 오르며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반도체주의 강세속에 관련 IT 하드웨어주들의 강세가 확산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