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다. 데이콤 천리안을 국내 정상의 인터넷PC통신으로 일궈냈고, 한국통신하이텔의 첫 공채 사장과 초고속인터넷 드림라인 사령탑을 거치면서 정보기술(IT) 시장의 개척자로, 때론 구조조정의 해결사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이제는 잠시 쉬었다 갈 만도 한데 김일환 사장(49)은 케이에스넷(http://www.ksnet.co.kr)에서 제2의 ‘IT인생’을 살겠다며 포부를 다진다. 일반인들에겐 모회사인 조선무역으로 더 알려진 케이에스넷은 신용카드조회(VAN)와 인터넷 지불대행(PG) 서비스 시장 2위 업체. “유무선과 정보통신기기의 장벽이 사라질 미래 네트워크 환경에서 종합 지불결제서비스 기업으로 육성할 것이다. 당장 중요한 과제는 기업의 내실을 더욱 다지는 일이고,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앞으로 수종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지 채 한 달도 안됐지만 벌써부터 야심만만한 패기가 묻어난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는 안정적인 시장진입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VAN이든 PG든 1위권 도약이 목표”라면서 “시장 지배력은 물론 신규 사업 확대차원에서도 연말까지는 가시적인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인터넷과 IT, 벤처가 한국경제 부흥의 키워드로 떠오를 무렵 그 한 가운데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그는 여전히 야전사령관으로 남고 싶다고 전한다.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내외부 환경변화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일선 영업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케이에스넷을 통해 처음 경험하는 지불결제 시장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만 감히 누구도 손대지 못했던 신용카드 VAN 시장의 출혈경쟁 관행을 극복하는 일이다. 그는 “리베이트나 단말기 무상공급이 관행상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례도 있다”면서 “사업자들이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서비스질로 승부해야 하며, 결국 고객에게도 어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본격적인 사업채비가 되는 대로 경쟁사 대표들과 만나 이같은 대의를 적극 설파하고 공유할 생각이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은 바로 눈에 드러나고 있는 시대적 추세이고 케이에스넷은 그 정점에서 시장을 끌어갈 수 있는 기업이다.” 이전까지 통신전문가였던 그는 이런 식견을 분명하게 갖고 있으며 이른 시일내 입증해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그가 또 한번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 과연 그에 상응하는 세상의 평가를 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