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기술연구회는 새해를 맞아 지난 2년여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적인 사업과 효율적인 운영관리업무를 추진하려 합니다. 소관 연구소와 혼연일체가 돼 지금까지 이뤄온 경영혁신을 바탕으로 연구생산성을 더욱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연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채영복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64)은 지난 99년 연구회가 출범한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올해부터는 그동안의 연구회 운영 경험과 기관평가 결과 및 기획 활동을 근간으로 기초기술 분야 발전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채 이사장은 “기초과학은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등 이른바 정부가 차세대 미래산업으로 꼽은 6T의 기반”이라며 “각 연구기관이 외부의 힘에 휘둘리지 않고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경영과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새해 포부를 비쳤다.
이를 위해 기초기술연구회는 지난해 정부가 ‘선택과 집중’ 원리에 의해 마련한 기능조정 방안에 따라 소관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생명공학연구원·기초과학지원연구원·천문연구원 등이 전략적 연구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채 이사장은 “소관 연구기관의 특성화·심층화를 촉진하고 특정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안정된 연구 분위기와 재원 확보, 조각난 연구 프로그램보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원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소관 연구기관의 연구 방향은 현재의 시장과 수요가 아니라 미래의 잠재수요(latent needs)에 맞춰져 있어 정확한 기술 예측과 올바른 기획이 성패의 관건”이라며 “기초기술연구회는 올해에도 기술의 예측과 연구기획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00년 7월에 출범시킨 미래기술포럼을 활용, 관련 연구 분야에 산·학·연 전문가의 폭넓은 참여를 통해 국가 차원의 기술로드맵 작성작업을 계속하고 기관임무 부합과제 및 정책대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채 이사장은 “지난해 나노기술(NT) 및 멤스(MEMS)·IT 등 융합기술에 필요한 로드맵을 작성한 데 이어 올해는 HCI(Human Computer Interface)와 생명기술 분야의 기술로드맵도 완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소관 연구기관의 올바른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산·학·연에 산재한 연구 역량을 결집,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경쟁력 있는 연구협업체제를 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과학기술계의 민감한 화두이던 연구평가체제에 대해 채 이사장은 “지난해 기관평가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 합리적인 평가지표 및 기준을 개발하겠다”며 “이를 위해 전문성 및 공정성이 확보된 기관평가단을 구성, 5월부터 기관평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관평가가 결과 발표로만 끝나서는 안되며 기관평가 결과의 되새김을 통해 연구성과와 경영효율을 자율적으로 제고하도록 하겠다”며 “이사회·기획평가위원회·경영협의회 등을 더욱 활성화해 지속적으로 경영혁신을 이루고, 운영시스템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연구비 및 사기진작비를 전략적으로 집행, 연구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안정적인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강원도 금화 출생으로 서울 경동고·서울대 화학과를 거쳐 독일 뮌헨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채 이사장은 뉴욕대 생화학연구소를 거쳐 과기원 연구실장을 지내는 등 기초과학 분야의 토박이 과학자다. 채 이사장은 부인 김경자씨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