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김선일(화일명 김선일)
21세기를 맞이해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의 기술 정책 패러다임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IT혁명·글로벌 마켓의 형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시대가 개막되면서 사회·경제·산업 전 부문에 걸쳐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어오고 있다. 기존 의료서비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IT와 BT의 기술이 융합되면서 의료서비스는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주요 전문가들로부터 의료정보시장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의료·보건 정보 주체들은 그간 단독적으로 가지고 있던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교환함으로써 그 정보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는 방향쪽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정부의 의료정보정책 방향에서도 의료정보의 교환과 공유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정보화 추진과제별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영상진료나 전화상담을 이용한 원격의료제도의 도입 등을 추진중이다.
의료정보와 관련된 산업 현황은 이제 도입기지만 향후 엄청난 잠재시장을 가지고 있다. 의료정보 분야 중 어느 정도의 산업화가 시작된 병원정보 분야를 예로 들면 타산업에 비해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격진료 분야를 비롯한 그외 의료정보 분야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정보 분야의 기술 수준은 어떨까. 의료정보 분야의 기술 수준은 타종 정보기술 업체와 마찬가지로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의 타 기술에 비해 작은 차이로 선진국의 수준을 뒤따라가며 높은 의료 정보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9년 한국과학기술평가원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의료정보 분야에서 기술격차는 1년, 기술수준은 83.3%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의료정보 분야의 부족한 점은 바로 의료정보 표준화 관련 분야다. 각종 분야에서 표준화 주도 국가가 바로 그 분야 산업에서도 주도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타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의료정보 분야의 표준화는 중요한 문제다. 이는 미국·일본을 위시한 다른 선진국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관심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현재 주목을 받는 분야는 타 정보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 정보보안 분야다. 의료정보는 특성상 훼손 및 파괴가 심한 경우 인간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성격을 지닌다. 의료정보 보안은 의료정보 공유 및 교환을 위한 표준안과 더불어서 향후 원격진료를 비롯한 의료정보 분야 산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타 정보보안 분야에 비춰 아직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정보 기록 및 공유의 보안 표준안과 기술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국내 의료정보 분야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때다.
또 생명정보 및 의료정보에서 나오는 엄청난 데이터를 IT를 이용해 처리하는 메디컬인포매틱스 분야가 앞으로 엄청난 잠재시장으로 기대된다. 국가 각 부처에서 IT와 BT가 접목된 연구 분야의 지원이 작년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벤처기업이 형성되고 있으므로 향후 10년내에는 큰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의료정보 시장은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개념 형성과 시장 형성이 시작된 단계이므로 정부와 관련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진다면 향후 10년내 의료정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선진 수준에 이르며, 2010년 이후 국가 주도 산업으로 자리잡아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