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스팸메일 퇴치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온라인 우표제’ 논란이 일달락됐다. 온라인우표제를 추진해 왔던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이를 반대해 왔던 e메일자유모임이 인터넷기업협회 중재로 합의점을 찾았다. 본지 1월7일자 참조 양측은 ‘e메일환경개선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스팸메일과 무분별한 대량 메일을 줄이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e메일 협의체 결성을 계기로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스팸메일을 퇴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격 합의에 이른 ‘다음’과 ‘안티 다음’=온라인 우표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두 진영은 끝없는 평행선을 그어 왔다. 안티 다음이 ‘계정 전환과 광고 빼기’라는 실력행사에 돌입했고 급기야 정통부와 인터넷기업협회가 수차례 중재에 나섰다. 마침내 지난 4일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과 김경익 e메일자유모임 대표가 전격 합의함에 따라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또 다음 등 포털업체, e메일자유모임, 한국마케팅협의회 회원사가 모두 참여하는 메머드 협의체가 이번 달 안으로 설립된다. 날로 급증하는 스팸메일을 위한 업체 자발적인 자율기구가 출범하는 것이다.
◇합의 배경은=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양측이 합의에 이르게 된 데는 ‘스팸 퇴치’라는 명분에 공감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입장에서는 급증하는 스팸을 최소화해 서버 부담을 줄이고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한몫했다. e메일자유모임 역시 무분별한 스팸메일을 줄여 효과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온라인 우표제로 표면화된 인터넷 기업간 대립이 가뜩이나 위축된 업계에 결코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정통부와 인터넷기업협회가 중재자로 나선 점도 과정상의 한몫을 했다. 이제 공은 양측이 결성키로 합의한 e메일 환경 개선 추진 협의체로 넘어 왔다. 중재에 나선 이금룡 회장은 “협의체를 중심으로 인터넷업계 스스로 e메일 환경개선에 적극 참여키로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으는 e메일환경 추진협의체=e메일협의체의 지상과제는 한 마디로 스팸 퇴치다. e메일협의체는 재정적으로는 정통부 도움을 받지만 시민단체와 연대해 범국민 스팸메일 퇴치 운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팸 및 대량 메일을 줄일 수 있는 업계 공동의 자정방안 실시, 휴면 e메일 정리, 기업윤리강령 제정, 범국민 캠페인, 스팸메일 신고센터 운영, 규제 강화를 위한 법제도 연구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중이다. 또 이 같은 자정노력을 범인터넷기업으로 확산키 위해 윤리 강령과 자정 노력을 준수하는 기업에게 ‘인증마크’를 부여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그동안 총론 차원에서만 대책이 논의됐던 스팸메일 퇴치를 위한 활동기구와 구체적인 행동방침이 수립된 것이다.
그동안 구두선 차원에서 논의됐던 스팸메일 퇴치 운동이 이번 e메일협의체 구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불필요한 단체를 양산하는 오류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