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망 무선랜 서비스 주도권 경쟁 불붙었다

거대 통신사업자간 주도권 쟁탈전

 차세대 유무선 통합기술로 꼽히고 있는 공중망 무선랜(LAN)서비스를 놓고 KT·SK텔레콤 등 거대 통신사업자간 주도권 쟁탈전이 시작돼 공중망 무선랜이 2002년 통신시장의 핵심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KT·데이콤·하나로통신 등 유선사업자들이 최근 상호협력을 통한 시장 공략 움직임을 나타내자 국내 통신사업자 중 최대의 자금력을 갖고 있는 SK텔레콤이 역으로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유선부문의 경쟁력 확충을 위해 공중 무선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나서 주목된다.

 ◇SK텔레콤에 대한 KT의 선전포고=유선시장의 대표주자인 KT(대표 이상철)는 당초 매년 500억원씩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2003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조기투입하기로 방향을 수정했다. KT는 이에 따라 올해 1000억원을 투자, 전국 주요 시설에 10만7000포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철 사장은 “ADSL 등 초고속인터넷 투자가 대체적으로 완료됐기 때문에 공중망 무선랜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 유무선통합사업을 전략사업부문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KT는 이와 함께 데이콤·하나로통신 등에 공중망 무선랜서비스망 개방을 통한 상호 협력을 공개적으로 제의하며 공중망 무선랜을 바탕으로 한 SK텔레콤 주도의 무선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외형적으로는 중복투자 방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무선통합서비스의 간판격인 공중망 무선랜을 활성화시켜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이용자들의 친KT화 및 무선시장 잠식을 서두르겠다는 속내다.

 ◇수성을 선언한 SK텔레콤=이동전화시장의 지배적사업자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KT 등 유선사업자의 무선시장 공략 움직임에 대해 공중망 무선랜에 대한 전략투자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SK텔레콤은 “무선시장 수성 및 유무선통합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중망 무선랜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정했으며 올해도 투자액은 최소한 KT보다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KT의 공중망 무선랜에 대한 상호 협력제안에 대해서도 “망 개방을 통한 상호협력 및 중복투자방지라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시장 자율경쟁체제을 거스르는 비현실적인 논리”라며 “유선사업자들의 무선랜을 이용한 무선시장 공략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중망 무선랜을 통한 KT의 무선시장의 잠식, 유선시장 확산전략에 대해 SK텔레콤은 무선과 연동한 무선랜·무선인터넷의 확산에 비중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을 통한 공중망 무선랜시장 개화=KT와 SK텔레콤의 논리가 서로 엇갈린다는 것은 올해 통신시장이 공중망 무선랜을 놓고 치열한 격전이 벌어진다는 의미여서 결국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KT의 공중망 무선랜전략은 유무선통합서비스를 통해 유선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동전화시장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며 KT가 가진 유선 인프라를 무선으로 확장시켜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시장지위를 단숨에 역전시키겠다는 발상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정반대 입장이다. SK텔레콤은 KT와 달리 전국에 포설된 이동전화망을 무선랜과 연계함으로써 향후 데이터 위주인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수요를 이동전화 수익으로 가져간다는 역발상이다.

 양사의 이같은 입장차이에 따라 공중망 무선랜은 올해 IT산업의 질적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공중망 무선랜은 단말형태가 노트북컴퓨터와 PDA를 지향하고 있어 관련산업의 양적 성장도 촉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무선콘텐츠·솔루션 등 무선인터넷산업의 본격적인 개화 및 인터넷 이용자들의 3G전환에 긍정적 역할이 기대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