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Music]명상음악의 대중화에 나선 김도향씨

 ‘마음이 울적할 때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흥겨운 기분이 된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것은 이처럼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음악은 귀와 청각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돼 인간의 감정과 신체 여러 기관에 작용한다. 신체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삶을 건강하게 바꾸는 ‘윤활유’이자 ‘치료제’ 구실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명상음악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교음악과 카돌릭 미사음악 등 음악과 명상은 옛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지만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생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다소 어려운 명상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낸 대중가수 출신의 명상음악가 김도향씨(55)가 있어 명상에 대해 거부감을 느껴온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명상음악에 접할 수 있게 됐다.

 “…너무너무 화날 때 너무너무 힘이 들 때/정신 차리고 기분이 좋아져/가끔씩 조이면 정말 좋아/조용히 항문을 조입시다…”

 댄스리듬에 실린 엉뚱한 가사의 노래는 김씨가 21년만에 내놓은 가요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제목은 ‘에브리바디(Everybody) 항문을 조입시다’.

 김씨는 영혼과 육체를 연결하는 일곱개의 혼 줄이 있는데 항문을 조여주면 혼 줄이 당겨지면서 영육이 치유된다고 말한다.

 그는 말은 안들어도 노래는 듣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명상음악의 대중화에 나섰다.

 그래서 이번 음반에는 고영환·이종원 등 20대 작곡가들을 기용해 요즘 음악을 받아들였고 발라드와 R&B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를 망라했다.

 ‘가끔은 세상의 굴레를 벗어나/친구들과 밤을 새워가며/즐거운 수다나 떨고 싶다’(‘따지지좀 마’)

 ‘아가씨 배꼽 좀 가려줘요…두 사람 내 앞에서 키스 좀 하지 말아줘요’하며 눈꼴신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이 노래는 ‘쓰라려요’.

 이번 앨범을 장식하고 있는 노래들은 명상음악가인 김씨의 간절한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그의 노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요즘 세대는 김도향이란 가수를 잘 모르겠지만 그는 70년대 남성 듀엣 ‘투코리안즈’ 멤버로서 통기타 가수 1세대로 활동하면서 ‘벽오동’을, 솔로 전향 후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히트시켰다.

 이후 30여장의 태교음반과 10여장의 명상음반, 4500여곡의 CF음악을 작곡하며 틈틈이 명상 강사로도 활동해 왔다.

 그는 요즘 치유음악으로 구미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힐링뮤직’(heeling music)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몇몇 소수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어울리며 마음과 영혼을 맑게 할 수 있는 음악에 다시한번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