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력 양성이 이제부터는 예산만이라도 정부의 지원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할 때입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부품·재료설계인력교육센터(EMDEC) 김호기 소장(57·재료공학과 교수)은 올해를 ‘IT인력 양성의 자립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독자적으로 전자부품 및 IT인력 양성에 나섰다.
18년째 인력양성에 매진해온 김 소장은 특히 배출되는 고급인력이 국내기업에만 필요한 인력이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등과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화된 인력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글로벌화한 인력양성 교육은 교육 자체가 글로벌화돼야 합니다.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스·마이크로소프트·IBM·HP·인텔 등 11개 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과정까지 수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김 소장은 “그동안 정부가 반도체 메모리 중심으로 집중 투자, D램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으나 전자산업의 80%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재료분야는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의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문에서뿐만 아니라 인력양성에서도 학제간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국내 풍토에서 정부의 지원없이 전자부품을 주축으로 하는 IT인력 교육의 자립화 방안을 모색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전자부품 재료 인력양성에서부터 IT교육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또 “향후 EMDEC을 독일의 막스프랑크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연계시켜 키워 나갈 것”이라며 “첨단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 자브뤼켄의 신소재연구소(INM)가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EMDEC은 기존의 일률적인 교육방식을 탈피, KAIST 석·박사를 양성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최첨단 기술교육에서 얻은 경험을 융합시킨 새로운 교육시스템으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해 교육생을 무더기로 양산하기보다는 15∼20명 선의 고급인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추구해 나갈 예정이며 EMDEC과 협력협약을 체결한 대학과 상호 학점을 인정하는 한편 성적이 우수한 수강생에게는 국내외 업체 및 연구소로의 취업도 주선할 방침이다.
지난 97년 설립된 EMDEC은 그동안 석·박사, 국책기관 및 기업 연구소 연구원, 대학생, 산업체 인력 등 총 6177명을 배출,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6만6878명의 교육실적을 올린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