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전세계 2000만대의 컴퓨터와 5억명 이상의 사용자들로 연결된 최대의 통신망이다. 인터넷은 이제 단순히 컴퓨터와 컴퓨터간에 연결된 전문가만을 위한 통신망이 아니라 모든 개인을 하나로 묶는 광범위한 정보인프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은 엄청난 인터넷프로토콜(IP) 수요를 불러 주소고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무선인터넷과 인터넷 정보가전, 그리고 xDSL·케이블모뎀 등 가정의 초고속 인터넷 접속수 증가로 오는 2005년까지 100만개에서 1000만개 이상의 신규 IP 수요가 예상될 정도로 주소고갈에 대한 우려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이에 따라 IPv4 주소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 ‘DHCP(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 ‘CIDR(Classless Internet Domain Routing)’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IMT2000, PDA, 정보가전 등 신규 수요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한계에 봉착할 전망이다.
각국은 이에 따라 인터넷 주소 고갈에 대한 궁극적 해결을 위해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를 조기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업적인 IPv6 도입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IPv6 주소할당 정책과 망구축 등 IPv6 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IPv6 주소공간은 국제인터넷관리기구인 ICANN 내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에 의해 관리된다. 이어 대륙별로 ‘RIPE-NCC’(유럽), ‘APNIC’(아시아태평양), ‘ARIN’(북미) 등 인터넷 레지스트리인 RIR(Regional Internet Registry)에 의해 위임돼 IPv4 주소 공간에서와 같이 체계적인 방법으로 분배된다.
IPv6의 경우 대륙별 RIR들이 ‘TLA(Top Level Aggregator)’ 레지스트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에게 TLA Identifier를 배정하고 이 기관은 차례로 다른 ISP와 이용자에게 주소 공간을 배정 또는 할당한다. 또 인터넷회선임대사업자(ISP)는 최종 사용자에게 주소공간을 부여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107개의 ‘sTLA’급 주소를 배정한 상태. sTLA 주소할당 규모는 최대 9.9×10의 27승개다.
기존 IPv4의 주소는 미국 등 북미에 상당히 편중(70%)됐으나 IPv6는 상대적으로 유럽 및 아시아의 기관들에게 많이 할당된 상태다. 이를 대륙별로 보면 대부분의 국가가 IPv6주소를 확보한 유럽이 47개로 가장 많고 한국·일본 주도의 아시아·태평양지역이 40개, 북미지역(ARIN)이 20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1개로 가장 많으며 일본(17개), 한국(10개), 독일(8개), 영국(6개), 스웨덴(4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APNIC’을 통해 현재 한국전산원(NCA)·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통신(KT)·데이콤·하나로통신·유니텔 등 10개의 sTLA급 주소를 확보한 상태다. 표참조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