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술투자 곽성신 사장
지금까지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수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재정 확대는 거시적 측면에서 급격한 경기둔화를 막는데는 크게 기여했으나 21세기 한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할 IT산업이 처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새해 들어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D램 가격이 상승하며 국내외 경제지표에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국내 IT경기의 회복을 점치기는 부족하다. 특히 회복 기미를 보이는 IT경기를 어떻게 성장세로 이어가느냐는 차기 대통령에게 남겨진 가장 큰 과제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을 동안 기업들의 정보화 투자를 유인해 내수쪽에서 국내 IT기업들의 판로를 열어 줄 수 있도록 보다 직접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 그중 하나가 통신사업자들의 지속적인 투자 유도 및 IMT2000의 조기상용화를 들 수 있다.
국내의 초고속통신망 보급이 외국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나 반도체나 CDMA산업에서 경험했듯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과감한 선행 투자가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한다.
IMT2000 역시 대기업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벤처기업들이 관련 장비와 단말기 등을 개발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 엄청난 경기 활성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수출의존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국내 IT벤처산업을 볼 때 세계적인 IT경기 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국내 관련 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 전체적인 IT경기 부흥을 꾀해야 할 것이다.
또 새로운 정부가 이전 정부의 치적중 하나로 치부해버리고 벤처육성의 끈을 놓아버리는 실수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