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B2C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해졌듯이 앞으로는 B2K·K2B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번 방한은 지난 12월 토니 블레어 총리 초청으로 이뤄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맺어진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섭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패트리샤 휴이트 영국 통상산업부(DTI) 장관은 첫마디부터 한국과 영국의 긴밀한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기에서 B는 영국을 뜻하는 Birtish, K는 한국을 뜻하는 Korea의 첫글자다.
“영국은 초고속통신망 보급률 세계 1위인 한국의 성공사례를 배우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은 디지털TV와 3세대 이동통신에서 앞서 있는 영국을 필요로 합니다.”
휴이트 장관은 영국과 한국은 각각 유럽과 아시아에서 하이테크산업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공통점을 지녔다며 긴밀한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영국과 한국은 5년 전 정보통신(IT)산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한 바 있지만 하이테크 분야에서 5년이란 이미 세대를 뛰어넘는 긴 시간입니다. 이번에 ADSL 분야 등을 포함한 새로운 양해각서를 교환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게임으로 만드는 데 양국 기업이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휴이트 장관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영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겠다며 한국도 i-Park와 같은 비즈니스센터를 영국에 더 많이 개설해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영국의 전자정부 구현 정책에 따라 신설된 정보화담당 장관(e미니스터)과 여성담당 장관도 겸하고 있다. e미니스터는 영국 내각의 법·제도적 규제나 정책을 조정하고 정보통신산업을 활용해 B2G·B2C를 활성화하는 권한과 책임을 맡고 있다.
“양국은 주력산업에서뿐 아니라 전자정부 구현과 전자상거래 확산, 컴퓨터 게임과 같은 크리에이티브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에서도 유사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서나가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휴이트 장관은 바쁜 일정 중에도 7일 1시간 30분에 걸쳐 양국 전자상거래 및 IT 전문가들이 참석한 라운드 테이블을 가졌을 정도로 전자상거래 분야 협력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영국은 전자정부가 국가의 우선 순위며, e미니스터가 신설된 후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인터넷 접속료가 저렴한 국가가 됐다”고 강조한 그녀는 “정보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하고 이 점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와 김대중 대통령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보화담당 장관이 갖춰야 할 자질을 묻자 “e미니스터 선출 당시 e메일을 사용하는 몇 안되는 각료 중 한 사람이었다”며 우스갯소리로 말문을 연 그녀는 “나 자신도 하이테크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직접 사업도 해봤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앤더슨컨설팅에서 일했을 정도로 정보화에 관한 한 전문가 못지않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