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체들의 주가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계속 강세를 보여온 PC 전문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8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하락세로 반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하루 숨고르기를 마친 뒤 전종목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에따라 삼보컴퓨터 주가는 지난해말 5000원대에서 이날 8610원으로 뛰었으며 현주컴퓨터도 2000원선을 회복하며 207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멀티캡과 KDS도 전날보다 각각 160원, 75원 상승한 1520원과 595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컴팩컴퓨터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들 PC업체의 강세는 구조적인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고조정을 보이던 PC산업이 지난해 4분기에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이제 회복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됐기 때문에 PC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 지난해말부터 불기 시작한 반도체 경기회복이 이제는 PC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리먼브러더스증권은 7일(현지시각) PC대표주인 컴팩컴퓨터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강력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컴팩의 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수치를 내놓는 등 뚜렷한 업황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텔의 루이스 번즈 부사장도 이날 “펜티엄4로의 교체수요에 따라 올해 PC시장이 두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PC산업이 오랜 불황을 타계할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태홍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24만대에 달했던 국내 PC시장의 수요가 12월들어서는 26만대로 확대되는 등 회복기미가 완연하다”며 “PC경기는 이제 본격적인 회복시기로 접어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12월 해외 수출물량이 미국 크리스마스 특수에 힘입어 전달보다 4만대 이상 증가한 24만여대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내수도 11월 6만대에서 12월 7만5000대로 증가하는 등 PC시장이 조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수에 치중하고 있는 현주컴퓨터는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총 29만94대의 PC를 판매해 전년에 비해 6% 가량 판매대수가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현주컴퓨터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업 및 행망 부분의 매출 증가로 안정적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주도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등장했다면 이제는 반도체주 이외에 PC 등 여타 IT하드웨어 업종으로의 상승종목 확산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을 실적과 영업환경 개선 조짐이 있는 IT하드웨어 업종이 이끌고 있다는 점은 예전의 단기랠리와 달리 최근의 증시 체질이 매우 좋다는 긍정적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