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구현은 이제 명실상부한 시대적인 과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화시대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나 국리민복을 위해서도 전자정부 구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에는 틀림없다. 더욱이 국민의 정부는 정권초기부터 전자정부를 국정지표로 삼아 지속적인 구현사업을 벌여왔다.
정·관·산·학 관계자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전자정부를 전자정부 구현을 현재에 이어 차기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표적인 IT과제로 꼽았다. 특히 학자들은 전자정부야말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미래형 정부로 규정하고 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관계자는 물론 본지에서 기획시리즈로 살펴보았거나 살펴볼 예정인 국가CIO 신설(전자정부 추진체계 포함)이나 IT통합법 제정, IT유관부처 개편, IT인프라 구축사업,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도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
전자정부특별위원장인 안문석 고려대 교수는 “전자정부특위가 지난해 지정한 11대 핵심과제는 오히려 전자정부시범사업에 불과하다”며 “11대 핵심과제를 바탕으로 차기정부는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문을 중심으로 우선과제를 선정, 차근차근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산원의 서삼영 원장도 “지금까지의 전자정부 구현노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졌다고 할 수 없다”며 “이제는 국제적 표준을 감안, 우리가 뒤지거나 뒤질 우려가 있는 사업을 선정하고, 전자정부 이념을 구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선정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희 의원은 “국가CIO·IT유관부처 개편·IT통합법 등 전자정부 구현의 기본이 될 만한 부처개편안이나 법 개정 노력이 요구된다”며 “현재의 전자정부법은 그 시급성을 감안, 우선적으로 통과시킨 측면이 강한 만큼 관련 일반법령의 개정과 함께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의 정보시대에 맞는 입법·사법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자정부법을 내놓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후속사업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은 어떤 사업이 있을까. 이에 대해 행자부 정보화계획국장인 정국환 국장은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사업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사이버 공무원교육시스템 구축사업 △교육시스템 구축사업 △고용안내시스템 구축사업 △법률처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사법행정시스템의 정보화 사업 등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행정정보화 지속사업 △분야별 전문가시스템 구축사업 △문화관광정보시스템 △농어업정보화사업 △슈퍼컴퓨팅사업 △해양자원정보화사업 △분야별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지속사업 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전시성사업으로 전자정부 구현사업을 이벤트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국대 김용제 교수는 “현재의 전자정부 구현은 현 정부의 치적사업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감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전자정부사업은 정부의 개혁을 전제로 해야 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커버할 수 있는 지식정보사회의 ‘미래형 정부’를 만든다는 자세로 살신성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주민카드 전문업체인 어드밴스의 김형식 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정부 구현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아직 미약하기는 하지만 전자문서 교환이나 전자결재 등을 포함한 행정정보화 사업은 전자정부의 근간을 이루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이와 연관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운대 최영훈 교수는 “전자정부사업과 관련된 사업들은 설계 당시부터 부처별·지자체별 표준화를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며 “결국 전자정부 프로젝트는 산업의 정보화와 연계돼 산업전반에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