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자정부 완성’이 차기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전자정부 구현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의 새로운 정부형태로 전자정부(Electronic Government)가 떠오르고 있다.
전자정부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달성, 대국민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개념으로 산업화시대에 이어 도래한 지식정보사회의 새로운 정부형태로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미 미국·캐나다·싱가포르·영국·일본·호주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다양한 e정부 프로젝트를 마련,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말레이시아·멕시코·브라질 등 주요 개발도상국들 또한 의욕적으로 다양한 e정부 프로젝트를 내세워 전자정부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왜 이처럼 전자정부 구현을 서두르고 있는 것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몇가지 이유를 내놓고 있다.
우선 행정업무의 효율성 차원이다. 이는 전자정부의 개념에서도 설명되듯 IT를 이용해 업무의 처리절차를 간소화해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이를테면 정부의 예산이나 기금 등을 집행하는 모든 기관을 전산망으로 연결하는 국가재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 국민들은 인터넷으로 세금·범칙금 등을 납부할 수 있고 정부기관은 공사비·물품대금을 전자적으로 지급할 수 있게 돼 연간 1200억원에 달하는 행정비용이 절감된다. 이를 통한 국고여유자금을 잘 운용하면 4000억원의 국고수입도 기대된다.
궁극적으로는 ‘작은 정부’로 대변되는 전자정부가 산업사회의 관료조직을 지식정보시대에 맞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매력적이다. 권위와 통제로 대변되는 비대한 관료조직을 콤팩트한 서비스조직으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전자정부는 관료조직을 구조조정하는 개혁이란 이름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생산능률은 극대화하면서 정부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작지만 능률적인 정부’를 실현하는 시대를 준비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99년 지속적으로 전자정부 구현에 나선 결과 212조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27만3900명이나 되는 연방공무원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무엇보다도 전자정부는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정부라는 의미가 더욱 강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IT를 활용해 정부업무의 전자화를 획득함으로써 각종 대국민 관련 업무의 자동화·실시간화를 촉진,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해 업무의 투명화를 기해 각종 민원을 줄여나간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는 전입신고나 출생신고·결혼신고 등 각종 민원업무를 처리할 때는 일일이 사람이 동사무소나 구청을 방문해 처리하거나 주민등록증을 첨부해야 했으나 최근 통합정보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동사무소를 가지 않고도 한 자리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세신고·고지·납부·세금상담 등도 모두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납세자는 연간 1200억원, 국세청은 연간 약 200억원에 달하는 부대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게 된다. 결국은 모든 민원업무를 안방에서 처리하는 시대가 다가오리라는 설명이다.
한국전산원 서삼영 원장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들어 내는 무한경쟁의 지식정보사회에서 이제 전자정부 구축은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일종의 국제간 패권경쟁”이라며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국가는 지식정보화 국가의 선두그룹이 될 것이지만 한번 뒤지면 영원히 후진국가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차기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국가적인 전략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