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주 제니스 사장
“올해부터는 이익률이 낮은 아날로그 제품 비중을 대폭 줄여 총 매출목표의 50%에 달하는 1억5000만달러 가량을 디지털제품, 특히 디지털 HDTV 분야에서 거둘 생각입니다. 이제 매출위주의 경영은 더이상 의미가 없는 시대입니다. 이익을 높이고 브랜드가치를 올리는 데 모든 경영자원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지난 2000년 9월 LG전자의 미국법인인 제니스 대표로 부임한 이덕주 사장(54)은 이 같은 디지털사업전략을 통해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북미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털어내고 올해는 흑자전환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제니스는 LG전자의 미국판매법인으로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 일부 생활가전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제니스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이 사장이 이렇게 이익실현과 브랜드를 강조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수년간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라인업을 디지털 관련 제품으로 전면 수정함으로써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도 자그마치 20여억원을 들여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입구에 부스를 설치하고 수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동안 TV용 튜너를 통해 기술 로열티를 받아온 데 이어 앞으로 HDTV용 VSB칩 특허기술로도 상당한 액수의 로열티 수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제니스는 일본 전자업체들도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차세대 디지털영상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적극 알림으로써 브랜드가치 제고에 커다란 힘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북미시장에서 제니스의 브랜드 인지도는 8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이지만 브랜드 가치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턱없이 낮습니다. 앞으로 고급고객만을 겨냥한 유통채널 차별화 및 브랜드 마케팅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입니다.”
제니스는 현재 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해 유통채널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갔다. 고가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적합한 채널만을 선별해 지원키로 한 것이다. 현재 최대의 유통 파트너는 서킷시티로 전국에 600여 대형매장을 갖고 있다.
디지털가전제품으로서 제니스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향후 2005년까지 총 1억5000만달러의 마케팅비용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이 사장은 앞으로 2005년까지 10억달러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