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업계, 교체수요냐, 틈새시장이냐?

 인텔과 AMD가 야심작으로 개발해온 새 CPU ‘펜티엄4’ 2.2㎓(코드명 노스우드)와 ‘애슬론XP 2000+’를 8일 한국시장에 동시 출시, 임오년 ‘시장공략’을 선언한 가운데 양사가 각기 다른 새해 영업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CPU시장의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진 인텔은 올해 목표를 구형 PC의 ‘교체수요’에 초점을 맞춘 반면 AMD는 PC게임방과 홈쇼핑 등 신규수요가 발생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국내 PC사용자 1100만가구 중 60% 이상이 99년 이전에 구매했던 700㎒급 이하의 ‘펜티엄Ⅱ’나 ‘펜티엄Ⅲ’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PC들은 MP3파일, 온라인게임, 인터넷영화 다운로드 등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저가의 고성능 PC인 ‘펜티엄4’로 교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텔코리아 권명숙 상무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윈도XP 등 변화된 OS 환경에서 PC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고성능의 PC를 원하고 있다”면서 “교체시기가 된 만큼 수요심리를 자극해 ‘펜티엄4’로의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반면 AMD는 지난해 260만대였던 국내 PC시장이 올해는 16∼17% 정도 성장해 300만대 이상이 될 것이지만 새로운 유통변화가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체수요를 보수적으로 보는 PC 제조업체들이 많은 만큼 고객사들과 PC게임방, 홈쇼핑 채널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AMD코리아 박치만 사장은 “국내 PC시장이 분명 바닥세를 벗어나긴 했지만 대대적인 수요 증가세는 아직 미지수”라면서 “틈새시장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 10%였던 점유율을 15%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IDC와 LG경제연구원 등 주요 시장분석기관들은 올해 국내 PC시장이 PDA 등 포스트PC의 약진에 밀리면서 지난해보다 각각 5%, 7% 내외의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