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조합 조성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9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조합 결성금액 및 건수가 12월말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올 들어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년의 경우 12, 1, 2월이 벤처캐피털업계의 휴식기인 점을 감안할 때 특이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달의 경우 전달의 10개(1006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21개(2139억원) 벤처투자조합이 결성됐다. 특히 지난달에 결성된 투자조합 중 17개가 20일 이후 결성됐으며 이중 15개는 27일부터 31일까지 등록됐다. 투자재원도 다양해 정통부의 MIC펀드는 물론 음반조합, 지방, 게임, 문화콘텐츠, 위성방송펀드 등으로 확산됐다.
올 들어서도 한국기술거래소의 기술사업화투자조합 결정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어 국민연금이 업무집행조합원 모집에 들어가는 등 벤처투자조합 조성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말과 올초에 정부의 정책자금이 몰리고 있는데다 민간자금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오랫동안 움츠려온 벤처캐피털들이 다시 벤처투자조합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일찍 풀리면서 민간쪽 자금도 당초 생각보다 일찍 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실제 지난해말부터 추진해온 벤처투자조합 중 정통부의 인큐베이팅펀드 2개가 이달말까지 결성될 전망이다. 또 기술거래소의 기술사업화투자조합도 결성될 예정이며 KTB네트워크도 130억원 규모의 미쓰이MVC펀드를 이달말까지 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3건(295억원)의 투자조합이 등록됐던 점을 감안할 때 최소 2배 이상의 투자조합이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에는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통부가 지난해 이월 자금을 조기 투입키로 결정한데다가 중기청도 1월중 업무집행조합원 모집공고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일부 벤처캐피털들은 순수 민간자본만으로도 투자조합을 결성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청은 물론 산자부, 국민연금, 정통부, 문화부 등의 벤처투자를 위한 출연자금 중 상당부분이 1분기에 몰려 있다”며 “당분간 벤처투자조합 결성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