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의 핵심역량은 한글과 한자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문서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한글 및 한자 정보의 교환(communication)·저장(storage)·표현(presentation)을 언제 어디서나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시장은 매우 방대하며 한컴의 핵심능력 강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장악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김근 신임사장은 9일 취임후 처음 가진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한글과컴퓨터의 핵심역량을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겪은 인터넷사업보다는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핵심역량 강화는 아래아한글의 기능 강화로 이어진다. 아래아한글에 스프레드시트나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추가해 아래아한글 자체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처럼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는 오피스 프로그램의 고급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기능만을 아래아한글에 추가해 다수를 만족시킨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래아한글은 국내 사용자에게 친근감이 높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오피스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 소프트웨어산업이 패키지 판매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웹서비스에 아래아한글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2년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아래아한글 매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무리한 인터넷사업 투자가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핵심역량 강화라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제품의 성능 향상과 영업망 정비, 그리고 인력개발 등 현재의 시스템 정비를 극대화하면 1년안에 50%의 매출성장이 가능합니다. 일단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성장한 400억원으로 잡았지만 3년내에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김근 사장은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매출과 이익 향상 위주의 사업 추진 △투명경영으로 모든 직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유도 △직원에게 성공한 벤처와 전문가 집단이라는 자부심이 정착될 수 있는 문화 조성을 꼽았다.
매출과 이익 향상은 당연한 것이지만 투명경영과 자부심 조성은 차후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근 사장은 “우리 회사는 대주주의 지분이 1% 이하인 국민기업입니다. 직원 모두가 주주를 대변해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을 정정당당하게 질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 바람직합니다”라는 말로 당위성을 부여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솔루션사업도 올해 매출로 성과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국내 PDF시장과 원격교육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도큐멘테이션사업부문을 확대할 계획이고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아래아한글 플러스PDF 5.0과 아래아한글 플러스GVA는 지난해 시장 개척에 이어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내다 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인터넷 자회사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투자보다는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으로 겪게 될 경쟁관계에 대해 김근 사장은 “무조건 적대적 관계가 아닌 사안별로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다”며 “국내 소프트웨어 관련 법제도 개선이나 지적재산권의 보호라는 차원에서는 충분히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