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국민은행 통합 전산시스템으로 옛 주택은행 시스템 선정

국민은행(행장 김정태)의 통합전산시스템으로 옛 주택은행 시스템이 선정됐다.

 국민은행은 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김정태 행장 등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주전산시스템으로 옛 주택은행 시스템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통합CIO로는 옛 국민은행 정보시스템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서재인 북부지역 본부장이 내정됐다.

◇시스템은 주택, CIO는 국민=국민은행은 지난 2개월 캡제미니언스트영이 진행한 IT통합 컨설팅 결과에 따라 옛 주택은행 시스템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옛 주택은행 시스템이 옛 국민은행 시스템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과의 연계가 용이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주전산시스템 선정과 함께 관심을 모은 통합CIO로는 옛 국민은행 출신인 서재인 북부지역 본부장이 내정됐다.

 당초 통합CIO는 옛 국민은행 CIO인 윤옥현 상무와 옛 주택은행 CIO인 조봉환 부행장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예상을 깨고 제3의 인물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들은 지난해 통합은행장으로 옛 주택은행 출신인 김정태 행장이 선임됐고, 주전산시스템 선정에도 옛 주택은행 시스템이 선정된 만큼 옛 국민은행 직원의 반발을 무마하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서 본부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양측 반응=옛 국민은행 측은 노조를 중심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정 이유가 객관적인 수치 산출이 가능한 시스템 성능이 아니라 수치화가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의 연계성이었다는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옛 주택은행 측은 나쁠 게 없다고 보고 향후 시스템 통합에 차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IT업체들도 파급효과 분석에 들어갔다. 양측 모두의 가장 큰 시스템 공급자인 한국IBM은 두 시스템 모두 자사의 메인프레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선정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는 다만 지속적으로 진행될 그룹웨어·인터넷뱅킹 등 단위업무시스템 선정 과정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전망=옛 국민은행 측이 적지않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통합작업이 순탄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임원진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일단 이날 발표된 통합안을 바탕으로 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통합 차원에서는 현재 전산정보 1, 2본부 체제로 돼 있는 전산 조직이 통합CIO를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시스템 통합은 지난해 새롭게 구축한 옛 국민은행 시스템이 최신 기술을 수용한 만큼 완전히 폐기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옛 국민은행이 구현한 ‘시스플렉스’ 환경이 주택은행 시스템에 도입된다.

 주전산센터는 염창동에 위치한 옛 주택은행 전산센터가 되고, 옛 국민은행의 종암동 전산센터는 백업센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은행은 주전산시스템 통합작업과 함께 단위업무시스템 통합작업도 병행해 오는 9월 추석 연휴를 통해 시스템 통합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