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7명은 휴대폰 버튼의 크기보다 버튼 위에 쓰인 문자의 크기가 너무 작고 복잡해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인간·정보그룹(연구책임자 박세진 박사)은 노인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이나 일반제품을 사용하면서 겪게 되는 시각적 불편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휴대폰 버튼의 문자 크기가 작아 불편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73%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또 주어진 문자를 컴퓨터에서 보고 그대로 입력하는 가독성·판독성 측정 및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측정해본 결과 노인은 청년층보다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보통 2∼3배 시간이 더 소요되긴 하지만 정확도 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노인이 컴퓨터 작업에 익숙지 않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시간에 구애되지 않는 단순 자료입력부문에서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박세진 박사는 “노인들이 휴대폰의 버튼 간격이 좁아서 잘못 누르는 경우가 많아 ‘작고 가볍게’를 지향하는 현재의 디자인 추세는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본다”며 “노인들이 적절한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