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로 광케이블 전선업체들의 주가가 그리 밝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반도체·PC·TFT LCD 등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체들이 경기회복 전망을 토대로 연초 주가가 급등했지만 LG전선·대한전선·희성전선 등 광케이블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지난해말과 비교, 뚜렷한 움직임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약세 원인은 성장세 둔화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광케이블 생산업체들이 지난해 생산능력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남미 시장의 통신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저조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큰 기대를 모았던 중국시장에서도 예상과는 달리 광케이블 수요가 뚜렷한 증가를 보이지 않고 있고 국내 최대의 전선 수요처인 한전이 올해 전력선 사업규모를 지난해 4조263억원에서 3조8132억원으로 줄인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광케이블 업체들이 대량 수요를 예상해 생산시설을 확장했으나 공급초과로 생산시설의 일부를 가동하지 못하는 데 따른 투자손실과 고정비지출도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전선은 광케이블 시장 확대를 전망하고 지난해 하반기 500만파이버(f)km의 생산설비를 추가 확장해 1000만fkm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재 공장가동률은 70%에 불과한 상황이다.
희성전선은 지난해 착공한 50만fkm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올해 완공할 계획이며, 대한전선은 계열사인 옵토매직을 통해 200만fkm의 생산능력을 새로 확보했으나 이들 공장이 풀가동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또 과잉공급은 단가하락으로 이어져 업체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광케이블의 수요초과가 발생했던 지난해 6월의 판매단가는 1fkm당 최고 80달러였지만 최근에는 25∼30달러선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김태홍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전선업체들의 실적은 지난해처럼 큰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성장성으로 부각됐던 광케이블 전선업체들이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불확실한 면이 커짐에 따라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