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주가가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가(3100원)를 넘어섰으나 DR의 90%가 이미 주식으로 전환돼 저가에 손절매됨으로써 인수자들이 주가상승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가 작년 6월 22일 발행한 해외DR 12억4998만달러(주식기준 5억2082만5000주, 주당 3100원)의 주식전환율은 지난 9일 현재 90.6%(4억7171만6595주)로 집계됐다.
따라서 아직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DR는 주식 기준으로 9.4%인 4910만8405주에 불과하다.
전환된 주식은 작년 6월 26일부터 10월말 사이 대부분 시장에서 처분돼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다. 당시 하이닉스의 생존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주가는 작년 7월초 2700원대에서 10월 하순 900원대로 추락했다.
외국인들이 DR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팔아치우면서 DR 발행직후 53.38%였던 외국인지분율은 작년 12월 7%대로 떨어졌다가 9일 현재 8.01%로 약간 회복됐다.
하이닉스 DR를 샀다가 주가 폭락으로 ‘뜨거운 맛’을 본 외국인들이 최근 반도체 가격 인상과 업계 구조조정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는데도 하이닉스에 선뜻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들은 대신 안전한 삼성전자만 집중적으로 사들여 지난 9일 현재 지분율을 59.90%로 늘려놨다.
한편 하이닉스 주가는 작년 12월 24일(2020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 9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3225원을 기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