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미개봉작을 개봉작이라고 속여 판매,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W, M사 등 주요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미개봉작을 개봉작으로 둔갑시켜 개봉작 공급가인 2만7500원에 제품을 판매, 말썽을 빚고 있다. 비디오업계는 제작사와 대여점간 협정을 통해 미개봉작의 경우 1만9800원(부가세 포함), 개봉작은 2만7500원을 받도록 하고 있다.
대여점업계는 이같은 속임수로 이들 제작사들이 엄청난 부당 이익을 취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황=비디오 대여점업계는 W사의 공포물과 M사의 액션물을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고 있다. 이들은 프로테이프 재킷에 허리우드와 단성사 개봉작이라고 표기해 놓고 있으나 극장측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디오 대여점업계는 주장했다.
문제는 이들 작품만이 아니다. 일부업체의 프로테이프의 경우 극장에서 몇차례 상영되거나 관객이 수십명에 불과했던 작품을 극장 개봉작으로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작은 S사의 ‘잉카’로 문예진흥원에 문예진흥기금 납부 여부를 의뢰해본 결과 관객이 불과 수명에 불과했다고 대여점업계는 주장했다.
◇대여점업계의 반발=한국비디오 대여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대여점들은 이들
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광고표시혐의로 신고하기로 했으며 제작사에 대한 항의 방문을 검토중이다. 또 일부는 이들 작품 및 해당업체의 작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이유=대여점업계는 이들의 행태를 현행 프로테이프 가격체계의 맹점을 이용한 사기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개봉작을 개봉작으로 둔갑시킬 경우 미개봉작에 비해 무려 7700원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보부재와 힘없는 대여점만이 봉이 되고 있다는 게 대여점두들의 하소연이다.
대여점업계는 또 일부 제작사가 극장개봉 이후 수시간만에 간판을 내려도 극장 개봉작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행 개봉 여부에 대한 분류체계 관행마저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대여점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이같은 허위광고는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제작사는 자체 홈페이지등을 통해 이에대해 공식 사과하고 문제의 작품을 수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테이프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영세 제작사를 중심으로 한 이같은 가짜프로테이프 유통은 끊이지 않게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기회에 시장 경쟁 원리에 맡기는 가격체계의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