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만대’ 대 ‘264만대’
지난해 국내 PC판매 실적을 두고 조사주체에 따라 그 수량이 최대 80만대 정도 차이가 나 PC업체 뿐 아니라 PC와 관련된 모니터, 부품업체 등 관련업체들이 신년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다.
국내시장 규모를 두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은 시장조사기관인 IDC코리아와 삼성전자,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국내 PC업체들이다.
IDC코리아는 아직까지 지난해 국내 PC시장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344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PC업체들은 264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규모뿐 아니라 시장성장률도 IDC코리아는 전년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PC업체들은 21.1%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왜 시장 집계치가 다른가=이러한 차이는 IDC코리아의 시장 집계자료와 국내 PC업체들의 자료간 조사품목과 조사대상이 다른데에 기인하고 있다. IDC코리아의 국내 PC시장 자료에는 보통 PC시장으로 생각하는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PC 외에도 PC서버, 개인급 워크스테이션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PC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연 시장규모가 대략 8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양측간 여전히 70만대 이상의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조립 PC시장을 포함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괴리다. IDC코리아의 자료에는 국내 조립 PC시장 규모가 포함돼 있으며 PC업체들이 집계한 자료에는 조립 PC시장은 물론 일부 중소 PC업체의 판매 대수도 제외돼 있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립 PC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지만 월 5만대에서 10만대 규모로 보인다”며 “PC업계 집계자료에는 이러한 부분이 빠져있다”고 밝혔다. IDC코리아는 CPU, FDD, 모니터 등 PC 핵심부품의 판매대수를 조사해 이같은 조립 PC시장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립 PC시장 규모가 밝혀져야 정확한 시장규모가 나온다=업계 전문가들은 PC 부품 공급물량을 통해 조립 PC시장 규모를 대략 추정할 수는 있지만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CPU의 경우에도 공식적인 수입물량 외에 그레이 물량이 적지 않으며 또 PC를 제조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업그레이드 용으로 사용되는 CPU도 있기 때문이다. 조립 PC시장 규모도 조사기관에 따라서 차이를 보인다.
인텔 CPU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조립 PC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전체 데스크톱 PC시장의 30% 정도는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베스트사이트는 지난해 데스크톱 PC 구입분의 31.8%가 조립 PC로 국내 PC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제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IDC코리아는 전체시장의 15% 정도를 조립 PC가 차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