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앨범을 두고 대학가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졸업과 함께 주어지는 졸업앨범은 졸업생에게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매개체다. 하지만 최근 대학가에서는 현재의 졸업앨범에 대한 제작 방식·가격·졸업 사진의 의미 등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가장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부분은 굳이 졸업앨범에 대학 전체 학생을 다 넣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
이런 주장을 펼치는 학생들은 “현재 앨범은 부피도 크고 일반 학생에게 필요없는 부분이 많다”며 “이보다는 단과대별로 앨범을 제작, 부피를 줄이고 비용부담까지 덜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단과대별 앨범 제작 방식에 대해 학생들은 공감대를 표하고 있다.
얼마 전 전남대생을 대상으로 졸업앨범 제작 방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참여자의 대부분이 단과대별 제작을 선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생들은 지금의 앨범은 내용 면에서도 학사모 사진과 정장 차림의 프로필 사진 등의 천편일률적인 편집으로 졸업앨범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남대 생명과학과 4년 장윤정씨는 “대학 졸업사진은 틀에 박혀 있어 소풍과 체육대회 모습 등을 담아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고등학교 앨범보다 못하다”며 “많은 학생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는 데 별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졸업앨범에 대한 의미가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졸업사진은 찍지만 앨범은 구입하지 않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전남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졸업생 3000명 가운데 겨우 절반을 넘는 1700명만이 앨범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실 꼼꼼히 따져보변 단과대별 앨범 제작에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든다는 주장이다. 앨범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전남대의 경우 12개 단과대학이 하나로 제작되는 앨범이 5만원 가량인데 단과대별로 제작할 경우 10만원 가량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단대별로 앨범을 제작할 때는 구매 수에 따른 인건비와 인쇄비 등의 원가부담이 커져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말했다.
전남대 정보학과 4년 윤상용씨는 “학부제로 인해 소속감이 결여된 상황에서 앨범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이 더욱 적어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취향에 맞는 앨범을 제작하거나 비용부담이 크다면 CD형식의 앨범을 제작하는 등으로 앨범의 의미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명예기자=이광빈·전남대 nar1999@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