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홍콩·싱가포르 등 3개 국가는 중국과 더불어 광대한 중화권 IT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최근 대만에 대한 관심이 다소 퇴색한 감이 없지않지만 대만 정부는 일찍부터 ‘지능형 아일랜드의 건설’을 기치로 컴퓨터 산업을 집중 육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동남아와 중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중국에 복속된 홍콩은 중국식 자본주의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이단형)의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 보고서는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3개국을 중국과 함께 중화권 시장으로 분류, 국가별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편집자
▲대만
◇IT시장의 일반적인 특성=대만의 컴퓨터 생산은 한때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IT산업이 발달했다. 현재는 세계 3위의 컴퓨터 생산국의 위치를 중국에 내주었으나 모니터·키보드·기판 등 세계 시장의 60∼80%를 점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하드웨어에 강하지만 노동집약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는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거나 이전하고 있는 추세다.
대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보안 소프트웨어, 그래픽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에 번들로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의 고속 인터넷 접속은 ADSL과 케이블을 통해 가능하다. 2001년 상반기 현재 ADSL가입자는 44만명이며 케이블모뎀 가입자는 17만명이다. ADSL가입자는 2001년말 1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만의 무선 환경은 선진적이다. 무선망은 GSM과 GPRS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전국민의 80% 이상이 휴대 전화를 소유하고 있다.
대만의 소프트웨어 주요 수요자는 기업이다. 패키지 시장은 미국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전체 수입 소프트웨어의 75%를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SGI·선마이크로시스템스·HP·CA·시만텍·i2 등 미국계 기업들이 대만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만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다. 대만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수출보다는 대만 내부의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만의 소프트웨어 수출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에는 2억856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수출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회사의 수출 실적이 바로 대만 전체 소프트웨어 수출과 직결되는 경향도 있다.
대만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일본과 유럽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 수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 수출은 감소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영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점차 미국 등에서 제작된 영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대만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수출 비중은 98년 84%에서 2000년에는 86%로 올랐다.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앤티바이러스가 전체 수출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트랜드마이크로는 앤티바이러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리드·뉴소프트·사이버링크 등 기업들은 멀티미디어 저작도구를 수출한다.대만 전체 소프트웨어 수출액의 12%를 차지한다. 교육소프트웨어는 전체 소프트웨어 수출의 10%를 차지했는데 소프트월드·에이서TWP·소프트스타 등 기업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펜파워·파인아트·어플라이드스펙테크놀로지 등은 입력관련 패키지를 수출했는데 전체 수출액의 5%선이다.
◇각 부문별 주요 현황
*패키지 소프트웨어
전체 대만 SW시장에서 패키지 SW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다. 패키지 SW 시장은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대만의 패키지 SW는 많은 경우 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MS·오라클·오토데스크·로터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만 기업인 유리드는 GIF애니메이터라는 제품으로 유명한데 C넷 다운로드 코너에서 인기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4월 발표된 시험용 버전의 경우 불과 한달만에 10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했다. 대만 패키지 소프트웨어 주소비자는 금융분야와 공공분야다.
*솔루션
ERP는 오라클과 피플소프트사 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ERP는 98년 현재 14%의 대만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데 2001년까지 22% 이상의 기업이 도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만의 CRM보급률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통신과 금융분야를 중심으로 CRM도입이 활발하다. 대만 CRM시장은 미국계 기업인 시벨·오라클·브로드비전·피플소프트·SAP 등이 경쟁하고 있다. 대만 기업으로는 데이터시스템스컨설팅·FAST·GSS·G-쿨스 등의 기업이 CRM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식관리 솔루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식관리 SW는 MS·로터스·아더앤더슨·도큐멘텀·파일넷 등 외국계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토네이도·웹지니 등 대만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광대역 통신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솔루션들이 등장했는데 특히 온라인 게임·원격교육·VOD·영상회의 등의 분야 솔루션 개발이 활발하다. 스트로베리소프트웨어는 토종 대만기업으로 교육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I
대만 SI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대부분 외국계 기업들이다. IBM·HP·컴팩·EDS·유니시스 등 미국계 기업과 후지쯔·NEC 등 일본계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선 콘텐츠
대만의 인터넷 사용자는 2001년 상반기 현재 721만명이다. 이는 대만 총인구의 32%수준이다. 넷밸유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3월 현재 대만의 가구당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한국(61.4%), 홍콩(10.3%), 싱가포르(8.9%)보다 낮은 6.8% 수준이다.
하지만 대만의 가입자수는 향후 큰폭으로 증가, 2004년이면 약 290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 콘텐츠
대만은 이동전화 보급률면에서 홍콩과 함께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작년 1분기 이동전화 가입자는 1952만명으로 87.98%라는 놀라운 보급률을 기록했다. 대만의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신규 사업자 진입이 허용된 98년까지 청화텔레콤이 주도했으나 98년 5개 사업자가 신규 진입,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만은 WAP단말기 보급률이 높지않기 때문에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업자는 KG텔레콤이다. NTT도코모가 지분 투자한 KG텔레콤은 2002년 중반까지 일본의 i모드를 모델로 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FET는 작년 6월 영국의 BT의 무선포털 부문인 지니와의 제휴를 통해 기존의 다운로드 서비스인 ‘보고 플레이어’와 SMS, 게임 이외에 e메일·PIM 등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진출시 고려사항및 전략
대만은 현재 IT산업이 다소 침체되어 있는 상태다. 따라서 대만 자체가 가지는 의미보다는 중국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게 좋다. 또한 많은 대만업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고 중국업체와의 연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만의 소프트웨어 수입장벽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수출입과 관련된 비관세 장벽은 없다. 수입관세는 5%이하다.
하지만 대만의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언어장벽과 문화 장벽을 넘어야한다. 발전된 대만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활동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 솔루션, 인터넷 게임 등의 분야는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인터넷 게임분야는 대만업체가 중화권 게임개발과 유통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 중화권에 공동 진출하는것이 효과적이다.
대만에 진출하는 방법으로는 지사를 개설하거나 디스트리뷰터나 리셀러를 통하는 방법이 있고 전략적 제휴를 통한 방법도 있다. 디스트리뷰터나 리셀러 계약을 체결할 때는 대만측의 파트너가 마케팅을 위한 적절한 소프트웨어 지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대만에서 인터넷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직접적인 판매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프트웨어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대만에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위해선 반드시 현지화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은 현지 언어를 지원해야한다. 특히 경영정보 솔루션의 경우 대만의 업무 관행이 반영되어야할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