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대표적인 산업은 금융과 물류다. 홍콩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 다음으로 큰 금융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물류규모와 초고속인터넷 보급은 각각 싱가포르와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과 물류 시장은 세계 최상위지만 적은 인구와 좁은 국토, 제한적인 산업기반 때문에 소프트웨어(SW) 산업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반면 아태지역에서 SW와 서비스에 대한 일인당 지출액은 일본과 싱가포르 다음이다. 특히 주문형SW개발시장이 발달해 있다. 이는 홍콩에 있는 금융회사의 대부분이 메인프레임기반의 솔루션을 자체개발하기 때문이다.
홍콩생산성협의회(HKPC)가 2000년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SW개발업체는 800여개로 이 가운데 63.7%가 직원 20명 이하의 소규모업체다. 시장경쟁은 치열한 반면 시장이 협소하고 업체 자체가 영세해 홍콩의 SW업체들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솔루션=홍콩은 금융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금융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세계적인 금융솔루션업체들이 홍콩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을 정도다. 홍콩 금융기관의 실시간 계좌처리 시스템이나 은행간 전자상거래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0년 기준으로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모바일뱅킹이 85%나 성장하는 등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금융솔루션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자상거래솔루션은 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해 주목받는 분야다. 홍콩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99년 기준으로 9660만달러며 2003년에는 1억93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솔루션시장도 지난해 5940만달러 규모를 이뤄 2000년 대비 40%의 성장추세를 나타냈다.
인터넷 보급과 전자상거래시장의 성장은 보안솔루션의 수요를 유도한다. 홍콩의 보안솔루션시장은 2000년 1030만달러에서 지난해 2400만달러로 커졌다. 특히 개인사용자보다는 기업보안시장이 보안솔루션 수요를 주도한다. 방화벽이나 가상사설망(VPN), 서버용 백신 등의 전망이 밝게 평가된다.
홍콩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장은 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 붐에서 신규시장으로 떠올랐다. 구조조정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서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7년 2720만달러에 불과하던 홍콩의 ERP시장은 2000년 6580만달러, 지난해 79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1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ERP시장이 증가하면서 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 등의 프런트엔드 솔루션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CRM시장은 시벨과 오라클이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지식관리(KM)시장은 이제 태동기다.
◇패키지SW=홍콩의 패키지SW시장은 아시아지역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마이크
로소프트·IBM·오라클 등 다국적 SW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패키지SW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은 교육용 SW가 형성하고 있다. 지난 98년 홍콩정부는 향후 5년간 7억1590만달러를 교육정보화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홍콩 성인의 21%가 원격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드프로그램은 주로 영화산업에서 사용됐는데 홍콩 영화산업의 퇴조로 그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게임으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SW는 일반인에게 인기가 높다. 반면 일본의 유력 게임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고 불법복제율도 80%에 달해 시장진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통합(SI)=사전적인 의미에서 홍콩의 SI시장은 작다. 일단 SI를 필요로 하는 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반면 SI업체의 사업영역 가운데 하나인 아웃소싱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는 큰 성장이 기대된다. 미 상무성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홍콩의 ASP시장은 650만달러에 그쳤지만 매년 100∼150%의 고속성장을 보여 내년에는 8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홍콩의 ASP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서 이렇다 할 강자가 없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