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현지시각) 폐막된 CES는 21세기를 주도할 가전제품의 동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은 물론 전세계 전자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CES는 기조연설에 나선 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삼성전자의 진대제 사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정보가전 제품을 미래 정보가전 시장을 주도할 대표적인 제품으로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우수한 디지털기술력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자리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110개 이상의 나라에서 2000여개 업체와 1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참석한 이번 전시회는 34년이라는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으로 전시업체들과 관람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Your Source for Workstyle and Lifestyle Technology’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는 디지털방송으로, 기업은 무선과 모바일로, 가정은 홈네트워킹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로 연결된다’로 요약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3세대 휴대폰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이동통신, 디지털TV와 위성방송 및 게임 등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대화면 영상 및 입체음향을 이용한 홈시어터,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홈네트워킹, 완벽한 디지털 방식의 위성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 대거 선보여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9일 열린 미국 가전유통업계 대표들의 콘퍼런스에서도 이같은 사실은 거듭 확인됐다.
이 자리에 패널로 참석한 베스트바이, 서킷시티, 라디오셰크, 아마존닷컴, e베이, 800닷컴의 CEO들은 지난해말 휴가시즌의 제품 판매성과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으며 특히 대화면TV와 비디오게임 및 디지털 가전제품이 판매를 주도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디지털가전과 홈네트워킹 관련제품에 힘입어 앞으로도 수년간 전자산업은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과 휴렛패커드 칼리 피오리나 회장 및 삼성전자의 진대제 사장 등 디지털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체 CEO들의 기조연설, 온라인 콘텐츠·무선기술·유통·자동차·홈네트워킹 등 각 분야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벌인 7차례의 콘퍼런스, 미래의 기업 및 가정에서 현실화될 핵심기술들을 테마별로 보여준 17개의 전시관을 통해 가전시장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도 의미 깊게 평가됐다.
한국업체들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CES를 통해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아 삼성이 전세계 전자산업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음을 분명히 했다. 또 LG전자는 미국판매법인인 제니스를 통해 대화면 및 평면 플라즈마TV 및 HDTV 등 디지털 가전제품에서의 선진성을 입증받았다.
이트로닉스와 태광산업 등 중견기업은 물론 엠피맨닷컴·디지탈웨이·임팩트라·아이리버·매크로영상기술·씨엔에스테크놀로지 등 중소벤처기업들도 이번 CES를 통해 중국업체들을 제치고 미국의 대형 바이어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KOTRA 주관으로 한국관을 구성했던 33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어난 300만달러 이상의 계약고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KOTRA LA지사의 김창식 부단장은 “인터내셔널관 주변이 온통 중국사람들 뿐이지만 한국관에 쏠리는 관심을 뺏지는 못했다”며 “중국산 제품은 단순 기능과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최근 디지털가전 디자인의 핵심 경향인 초박초소형 제품으로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