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경쟁력이다>(3)벤처의 핵심인력난

◆일렉트로피아 이충화 사장

 “벤처 출현은 변화였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사회가 어느날 갑자기 벤처인을 배우자감 일순위로 둔갑시켰어요. 그러나 최근 벤처라면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봅니다. 반전을 거듭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인 셈이죠.”

 일렉트로피아를 이끄는 이충화 사장(47)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냄비속성 때문에 다수의 정직한 벤처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침체와 거품논쟁이 맞물려 자금조달 기능이 마비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핵심인력들이 하나 둘 직장을 떠나고 있어요.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죠.”

 이 사장은 벤처인력 이탈로 인해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인력문제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벤처의 등장으로 우수인력과 자금이 공유되던 차에 대기업 중심으로의 회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벤처의 많은 우수인력들이 안정된 대기업으로 전직을 고민하는 것 같아요. 일부 대기업들은 좋은 조건으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잿밥에만 관심있는 인력들도 문제지만 돈으로 벤처의 노하우를 손쉽게 얻으려는 대기업들의 자세도 문제입니다.”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옮기겠다는 것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렵게 가꾼 벤처를 활성화시켜 향후 우리 경제의 활력소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이 무조건 우수인력을 빼오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벤처는 대기업과 달리 한두명의 우수 인력 이탈이 곧 그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경우가 흔해요. 대기업의 경우 우수인력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모험정신 내지는 기업가 정신의 부족으로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대기업 출신(대우그룹 기획조정실)이기도 한 이 사장은 “상호간 원활한 인력공급을 위해서라도 역할분담과 서로의 장점을 살려가는 2인 3각의 협력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