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B2C·B2B·e마켓. e비즈니스가 인터넷과 관련된 이런 용어들의 범주를 넘어선 지는 오래다. 이제 e비즈니스는 오프라인 기업 혹은 전통산업이라는 분명한 주체들이 IT툴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전자상거래(EC) 시대에 맞춰 내부 인프라를 향상시키거나 심지어는 기업의 미래생존을 책임지는 수종사업의 핵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전통산업의 e트랜스포메이션(e전이)’이라는 말로 보다 분명해진 e비즈니스는 21세기를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절대 외면해서는 안되는 명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업종 특성에 따라, 기업 규모에 따라 e비즈니스는 선택하는 요소기술에서도, 추진하는 속도에서도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조선·자동차·섬유·전자·철강·유통·석유화학 등 20여개 업종들의 올 해 e비즈니스 방향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세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종에서도 ‘e트랜스포메이션’을 향한 걸음이 바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주요 조선소들은 지난해부터 구매절차를 혁신하고, 선박 건조의 핵심기술인 차세대설계시스템 개발 등 각종 e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수주량의 감소추세에 대비해 지난해 연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키도 했으나 IT를 포함한 R&D 분야에 적게는 4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까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조선업종에 부는 구매합리화 바람=올해는 조선업종에서 추진돼온 구매절차 합리화 작업이 1단계로 마무리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대표 김형벽)은 지난 98년부터 가동해온 구매전용시스템 ‘우리피스’를 지난해 하반기 XML 방식의 웹 기반으로 전환한데 이어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의 내부시스템 ‘로고스’까지 웹 기반으로 전환돼 VAN 방식으로 운용하던 구매시스템이 웹 기반으로 전환한다. 일명 ‘하이프로(Hi프로 http://www.hhi.co.kr)’는 오는 3월 정식 가동될 예정. 특히 업계의 관심은 시스템가동 후 관계사인 현대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의 구매시스템 연동 여부다. 양사의 구매시스템 개발과 하이프로와 연동은 6월께 착수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대표 김징완)은 지난해 6월 e프로큐어먼트(http://www.s-gips.co.kr)를 가동한데 이어 올 상반기를 목표로 전자카탈로그나 입찰기능 외에 역경매와 같은 e마켓 기능을 추가 개발하고 있으며, 한진중공업(대표 이우식 http://www.hanjincs.com)도 1분기 정식가동을 목표로 e프로큐어먼트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차세대설계시스템이 주는 경쟁력=조선업종 또 하나의 이슈인 ‘차세대설계시스템(CIMS:컴퓨터지원설계생산시스템)’ 도입은 조선업종의 업무향상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차세대설계시스템의 핵심은 단일한 도면정보를 설계·구매·생산 등 모든 업무공정과 선체나 의장 등 선박제조의 모든 분야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90년대 중반부터 필요성이 대두됐다.
삼성중공업은 외국 조선소와 연합해 GS캐드를 개발중이다. 올 4월 말 선체부터 본 설계작업에 적용하고, 7월에는 의장까지 선박설계에 관한 전 공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트라이본 솔루션을 선체에 적용한 대우조선은 지난해부터 의장에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진중공업·삼호중공업도 트라이본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96년 ‘캐드라’라는 솔루션을 도입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자체 개발을 추진했으나 최근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
◇경영혁신(PI)부터 마스터플랜까지=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의 내부구매시스템과 앞단의 e프로큐어먼트를 가동하고 있는 대우조선공업(대표 정성립 http://www.daewooshipbilding.com)은 국내 조선소 중에서는 처음으로 PI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PI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을 위한 사전 컨설팅을 받았으며, 경영기획실 산하 PT추진팀(총괄 백이근 이사)을 발족했다. 또 정보사업부를 e비즈니스개발부로 통합한 현대중공업도 경영 전반의 마스터플랜 수립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ERP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표> 조선 4사 2002년 투자계획
업체명 2002년 예산(시설/R&D)
현대중공업 3505억/1078억
삼성중공업 미정(2001년-500억/700억)
대우조선공업 미정/65억
한진중공업 210억/40억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