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리 있어요!’
최근 인터넷 게시판이나 전자상가 이동통신 매장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문구다. 바로 011 이용자들의 전화번호에서 가운데 국번이 현재 발급되는 네자리가 아니라 과거에 발급되던 세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98년까지 발급되던 세자리 국번은 SKT가 가운데 국번에 1개를 더 추가하면서 네자리로 바뀌게 됐다.
이처럼 지금은 신규가입을 하더라도 받기 힘든 세자리 국번을 찾는 소비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세자리 국번을 더 선호한다. 4개의 번호보다는 3개의 번호를 인지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자리 국번을 받기 위해 다시 신규가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하루에도 서너건씩 세자리 국번을 원하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매장에서는 통상 10∼20개 정도의 세자리 국번을 확보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단말기 가격상승으로 신규수요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리점들은 고객확보를 위한 방편으로도 세자리 국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단 신규가입고객의 경우 열에 아홉은 세자리 국번을 원한다는 게 대리점들의 설명이다.
지방의 한 011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 단말기로 국번조회를 한 후 세자리가 나오면 무조건 확보해둔다”며 “신규가입을 결정한 고객은 물론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에게 세자리 국번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나오고 있는 세자리 국번은 기존 사용자들이 해지한 번호에 한정되기 때문에 번호조회를 하더라도 그 수가 한정돼 있다는 게 대리점들의 설명이다.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간 세자리 국번 거래는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네티즌은 세자리 국번이 있다고 게시판에 광고를 하는가 하면 인지하기 좋은 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번호를 팔라고 직접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