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은 실제 이뤄지고 있는가.
지난주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미 주식시장에 제기된 의문이다. 지난주 미 나스닥시장은 연말부터 이어진 주가상승이 실물경기의 회복을 전제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속에 조정양상을 보였다. 특히 그간 나스닥 상승을 주도하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한주간 3.56%나 하락하며 그간 급등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반도체의 대표주격인 인텔과 모토로라는 각각 3.46%, 7.78% 떨어지며 지난주말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경기회복의 척도처럼 활용되고 있는 반도체주들의 주가는 현지시각 15일 발표되는 인텔의 실적발표에 의해 한차례 더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6일에는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대감에 의한 주가 상승국면은 이제 마무리 단계며 실물경기의 회복을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월가에 확대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1일 “미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호전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가능한가에 대해 확언하기는 힘들다”고 말해 시장의 빠른 회복 기대에 찬 물을 끼얹었다. 또 피터 부크바르라는 투자전략가는 “지금 바닥을 다지고 있는 중이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너무 앞서 나가있다”며 “과매수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라고 미국 증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어닝(earnning)시즌이 도래하면서 시장의 움직임보다는 개별기업·업종간 동향이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런 개별기업들의 실적발표는 국내 증시에서 관련업종의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요망된다.
나스닥시장은 지난주 전주말보다 1.79% 하락한 2022.5로 한주를 마감했다. 반면 블루칩위주의 다우지수는 닷새 연속하락하며 1만선이 붕괴돼 9987.5로 한주를 마쳤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상승폭이 컸던 하나로통신과 미래산업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는 나스닥의 소강국면 속에서도 각각 11.26%, 13.07%나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